[권혜림기자] 영화 '동주'는 세상을 보는 배우 박정민의 눈을 새로이 바꿔 준 작품이다. 소설을 좋아했던 그가 역사 속 인물들의 평전이나 사회과학 서적에도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세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응시할 수 있게 됐다. 삶을 바쳐 독립운동에 나섰던 송몽규의 생애를 그리며, 박정민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제작 ㈜루스이소니도스)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강하늘 분)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박정민 분)의 빛나던 청춘을 담는다.
절친한 친구이자 외사촌형제였던 두 사람은 각자의 생애사를 거칠었던 민족의 역사와 함께 했다. 특히 보다 적극적으로 독립 운동에 나섰던 송몽규의 이야기는 그가 익히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기에 더욱 울림이 컸다.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은 사전 시사를 통해 영화를 본 많은 이들로부터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얻는 중이다.
언론 배급 시사 후 이뤄진 기자 간담회에서 '동주' 작업의 전후 자신의 변화를 알린 그는 "우선은 읽는 책이 달라졌다"며 "소설을 좋아했는데, '소설을 읽지 말고 평전을 읽으라'는 이준익 감독의 말에 백석, 체 게바라 등의 평전을 읽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한 개론을 읽기도 했어요. 시대에 대한 고민도 해 보고요. 그런 것이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죠. 평전을 처음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마치 소설처럼, 실제로 그 시대에 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했구나 싶었죠. 이 시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이니 흥미진진했어요."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잘 알려진 '국민 시인' 윤동주의 생애에 더해, 그와 평생의 길을 가까이 걸었던 송몽규의 이름이다. '동주'를 통해 관객들은 낯설기만 했던 청년, 유려한 문장력을 가진 수필자이자 저돌적 행동가였던 송몽규의 존재를 똑바로 바라보게 된다.
"비단 송몽규 뿐 아니라 극 중 송몽규가 규합한 학생들, 그들도 또 다른 송몽규들인거잖아요. 그들의 이름까지 알수는 없겠지만 그 분들의 정신과 행동, 시대적 고민들은 우리가 분명 배워야 할 것이라 생각해요. 저도 이 영화를 통해 그런 것을 배운 거죠. 그런 면에서 '동주'가 참 고마워요. 그런 생각을 하게 해 줘서요. 배우를 예로 들어, '스타가 돼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뒤를 돌아봤을 때 걸어온 길은 떳떳해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그런 게 정말 좋은 거잖아요."
한편 '동주'는 영화 '러시안소설' '배우는 배우다' 등을 연출했던 신연식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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