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2016년 전망은 밝지 않다. 일각에서는 LG를 최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9위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비교해 전력이 크게 나아졌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보강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잔잔하게 이루어진 보강이 큰 파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 새로운 시즌을 맞고 있다는 부분에서 LG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FA 정상호 영입해 안방 강화
LG의 거의 유일한 전력 보강이 바로 FA 포수 정상호의 영입이다. LG는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정상호를 4년 총액 32억원에 데려왔다. 우타거포 유망주 최승준을 보상선수로 내준 것은 아쉽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영입이었다.
LG는 조인성이 SK로 이적한 2012년부터 확실한 주전 포수 없이 4년을 보냈다. 김태군, 윤요섭, 최경철, 유강남 등이 주전으로 나섰으나 LG의 안방이 타 구단에 비해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웠다. 그 중 김태군(NC)과 윤요섭(kt)은 LG를 떠난 상태다.
타격이 약한 최경철, 경험이 부족한 유강남으로 안방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LG는 과감하게 정상호에게 베팅을 했다. 정상호는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투수 리드, 그리고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장타력까지 갖춘 선수다.
◆큰 잠재력의 군제대 복귀 선수들
군제대해 복귀한 선수들의 면면도 든든하다. 임찬규, 최성훈, 이천웅, 강승호, 정주현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했다. 이들 5명의 선수는 나란히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 미국 애리조나에서 담금질 중이다.
임찬규와 최성훈, 정주현은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 우완 투수 임찬규는 2011년 신인으로 9승을 따내며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고, 좌완 투수 최성훈은 2012년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강심장을 자랑한다.
2013년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61경기에 출전한 바 있는 정주현은 양상문 감독이 주전 2루수 후보로 콕 찍었을 정도다. 상무 소속으로 뛰었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3할1푼5리 4홈런 40타점 64득점 20도루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빠른발이 장점 중 하나다.
이천웅과 강승호도 주목할 선수들. 이천웅은 경찰청에서 뛴 지난 2년 간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2014년 퓨처스 북부리그 타격왕(타율 0.385)에 올랐고, 지난해 역시 3할7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강승호도 201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잠재력이 큰 선수다.
◆외국인 선수 한 자리가 큰 변수
외국인 선수 한 자리도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소사, 히메네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맺은 LG는 아직까지 남은 외국인 한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LG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탈락하는 수준급 투수를 영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LG가 10승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고 하면 이는 전력을 크게 끌어올릴 요소가 된다. LG의 선발진에는 소사와 류제국, 우규민, 봉중근이 버티고 있다. 고심을 거듭하며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하나를 기다리는 LG다.
◆이진영의 이적 공백, 젊은 선수들에겐 기회
지난해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도 있다. 이진영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 '국민 우익수'로 불린 이진영이지만 지난해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양상문 감독의 특성상 올 시즌 이진영이 LG에 남았다고 해도, 많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이진영의 공백이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전급 한 명이 빠져나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 등번호 9번 이병규의 입지도 좁아져 있는 상황이라 젊은 선수들에게 돌아갈 기회는 더욱 늘어났다.
◆새로운 주장, 새로운 분위기
팀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진영의 이적, 이병규의 입지 불안 속에 투수 류제국이 투표를 통해 새로운 주장으로 선출됐다. 류제국은 라커룸 분위기를 좀 더 자유스럽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선수들은 류제국의 주장 선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는 세대교체를 추진 중인 양상문 감독의 팀 운영 방향과도 잘 들어맞는 대목이다.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경쟁을 통한 팀 전력 상승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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