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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아부다비]②해외홍보 첨병 전북, '현대'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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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전훈으로 중동 축구 비즈니스 연결, 해외항공사 후원 확보 노린다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가 또 한 번의 우승을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는 전지훈련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는 7개의 토후국 중 하나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일명 만수르)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가 아부다비 왕가의 일원이다.

왕가의 위세는 거리 곳곳에서는 물론 전북이 사용 중인 훈련장에서 드러난다. 과거 왕가가 사용했던 에미레이트 왕궁은 현재 7성급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출입 절차도 상당히 까다롭다. 예약자가 아니면 정문에서 거칠게 제지를 당한다. 전북 선수단은 호텔 안의 축구장에서 훈련을 해서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사실 이전에 훈련하던 자이드 스포츠시티 훈련장이 어수선해서 다른 곳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에미레이트 왕궁 훈련장이 섭외됐다. 외부에 쉽게 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놀랐다"라고 말했다.

현지 훈련 여건이 워낙 좋다 보니 내년에도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걸치는 전지훈련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그냥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닌,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중동 시장 홍보 첨병에 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가 이제는 널리 알려진 브랜드지만 기존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면 더 뛴다는 계획이다. 이미 전북 선수단이 아부다비 입성 후 치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연습경기가 생중계돼 큰돈 들이지 않고 전 세계에 현대자동차를 홍보했다.

전북이 UAE에서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동의 축구 비즈니스와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권경원을 이적시켰던 알 아흘리은 셰이크 함단 빈 모하메드 알 막툼 왕세자가 구단주라 왕가와도 인연을 맺는 등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북이 생각하고 있는 자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 부국의 위세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유럽 주요 리그의 강팀 지분 확보나 후원은 기본이 됐다.

특히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항공사들의 규모 확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에도 취항하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AC밀란(이탈리아), 함부르크(독일) 등의 유니폼 스폰서다. 주요 유럽 리그 소속 1팀씩에 후원과 홍보를 같이 하고 있다.

아부다비를 기반으로 한 에티하드 항공은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 스폰서다. 만수르 구단주가 속한 아부다비 왕족 소유의 법인이라 사실상 계열 거래 형태로 큰 의미는 없지만, 홍보 효과는 크게 보고 있다.

카타르 항공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꽉 잡고 있다. 이들 산유국과 약간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터키항공도 공세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바르셀로나를 후원하고 있다.

K리그 명문 전북이라고 이들 항공사의 후원을 받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실제 지난 2009년 한 항공사는 K리그 구단 후원을 통한 홍보를 조용히 알아보다가 시장 성장이 비관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확인 후 계획을 접었다. 스포츠 마케팅에 열중하는 항공사가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를 활용하면서 K리그를 외면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규모의 확대 등이 이루어지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실제 일부 K리그 구단은 이들 항공사가 운영하는 사회공헌 후원프로그램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대답조차 없어 차가운 현실만 확인했다.

조이뉴스24는 지난해 이들 항공사들을 상대로 국내 스포츠 마케팅 계획을 물은 바 있다. 이들 모두 국내 취항 횟수를 늘리고 싶어한다. 운수권 확대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인 공급력 증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홍보는 필요한 일 중 하나다.

이 중 1개사는 "계획은 있고 지켜보는 중이지만 3~4년 이후가 될 것이다"라는 애매한 답을, 2개사는 "워낙 많은 후원 문의가 들어와서 지켜봐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나머지 1개사는 무응답이었다. 국내 기본 광고 정도 외에는 스포츠 마케팅 자체에 손을 댈 생각이 아직은 없다는 뜻이다. 이들 항공사는 가까운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비교된다.

전북이 이들 중 한 곳과 후원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확실한 구단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구단이 모기업으로부터 자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가능성이라도 열어두고 있어야 한다. 일단 중동 항공사들을 알아놓고 교류를 지속해서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전북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한 홍보 수단도 확실하다는 점에서 어려운 장벽은 아니다.

중동의 느긋한 일 처리 관행상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예정이다. 만약 후원받기에 성공한다면 유니폼 가슴에 현대 로고가 빠져야 한다. 그룹 홍보의 최전선이었던 유니폼 가슴 로고가 빠지는 것은 따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입때껏 그룹 홍보 효과가 구단을 유지해온 주요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장기적인 계획 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만약 (후원이) 성사된다면 그룹 내부에 설명과 이해를 요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후원 액수도 큰 금액이어야지 적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구단 흑자 성장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향후 전북 선수들 유니폼 가슴에 현대가 아닌 다른 로고가 붙는 시대가 올 것인지, 주목해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아부다비(UAE)=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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