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비록 패했지만 값진 경험이 됐다. 정현(20, 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 1위와의 맞대결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은 지난 18일(한국시간) 호주 맬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6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29, 세르비아)에게 0-3(3-6 2-6 4-6)으로 패했다. 하지만 가능성을 인정받기에는 충분한 한 판이었다.
1세트 초반까지 정현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조코비치를 긴장시켰다.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는 등 게임 스코어 3-4까지 버텨낸 것. 결국 1세트를 3-6으로 내준 뒤 2, 3세트도 빼앗기며 세계랭킹 1위의 벽을 실감했지만 잘 싸운 한 판이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정현과 대결을 벌인 당사자 조코비치도 정현의 기량을 직접 경험해보고 가능성을 인정했다.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홈페이지에는 경기 후 조코비치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정현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는 어떤 의심도 없다"며 "정현에게는 경험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현은 이미 '우상'인 조코비치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지난해 ATP가 선정한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이 된 것.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하는 기량발전상은 과거 조코비치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조코비치 외에도 피트 샘프러스, 앤드리 애거시, 마이클 창(이상 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젊은 시절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정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올 시즌에는 고전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의 ATP 챌린지 투어에서 주로 활약했기 때문. 이제는 수준 높은 선수들을 자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현은 겨우 스무살이 됐다. 우상 조코비치의 말대로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잠재력을 자양분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면 언젠가 조코비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날이 올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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