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왼발잡이 권창훈(수원 삼성)이 오른발로 일을 냈다.
권창훈은 16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올림픽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 예멘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한국의 5-0 대승에 주역이 됐다.
그야말로 시원한 해트트릭이었다. 권창훈은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 후반 24분 교체로 나서 몸을 풀었다. 지난해 12월 시즌이 끝난 뒤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지리산에서 재활을 한 뒤 제주와 울산 전지훈련에서는 최대한 무리하지 않고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카타르 입성 후 권창훈은 경기 체력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았다. 지난해 권창훈은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오가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로 시즌을 끝냈다. 11월 중국 4개국 대회에서는 겉도는 움직임으로 아쉬움을 남겨 신태용 감독의 걱정도 컸다.
하지만 이날 예멘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권창훈은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한국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데 앞장섰다. 4-1-4-1 전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였지만 처진 공격수에 가까운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공격적으로 움직여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전반 14분 이창민(전남 드래곤즈)에서 시작된 패스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거쳐 권창훈에게 왔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한국의 선제골을 만들었다.
30분에는 이슬찬(전남 드래곤즈)이 오른쪽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헤딩슛해 두 번째 골을 넣었고, 41분 류승우(레버쿠젠)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흘린 볼을 또 한 번 오른발로 슈팅해 골문을 뚫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세 번째 골의 경우 각도상 조금 어려웠지만, 오른발 슈팅이 워낙 강해 골망을 흔들 수 있었다.
후반에도 권창훈은 효율적으로 움직였고 27분 류승우의 추가골에 절묘한 패스로 도움도 하나 기록했다. 33분에는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아 아쉽게 4골 수확을 놓쳤지만 날카로운 공격을 끝까지 보여줬다.
왼발을 활용하는 권창훈이 오른발로 두 골을 넣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며 동료들과 팀 플레이에 잘 녹아들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예멘이 상대적으로 약체라고는 하지만 권창훈은 다득점을 노렸던 신태용 감독의 전략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신 감독은 권창훈을 8강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전에서 감각을 한껏 끌어올리며 워밍업을 끝낸 권창훈은 자신감을 안고 다음 경기를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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