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변화의 첫 발걸음.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팀색깔이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오프시즌에 선수 이동이 많았다. 박병호(미네소타)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유한준(kt 위즈) 등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이 대표적이다.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주장 자리가 바뀐 것도 있다. 이택근이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았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서건창이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이장석 구단 사장과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는 팀의 두 번째 새 출발"이라고 입을 모았다. 객관적으로 전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 새로 주장을 맡은 서건창이 선봉에서 선수단을 잘 이끌어야 한다.
◆부담되고 어색하지만 자신은 있다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구단의 새해 공식 업무가 시작된 6일부터 서건창도 본격적으로 주장 역할을 시작했다. 선수단을 대표해 시무식에서 인사를 건넸다.
아무렇지도 않은 일처럼 보이지만 그는 다르게 생각했다. 서건창은 "그냥 선수로 뛸 때와 조금은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주장 역할에 대한 부담은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팀이 올 시즌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기대도 있고 좋은 쪽으로 가야 한다는 바람도 있다"고 느끼고 있는 점을 전했다.
전임 주장과 차이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서건창은 "(이)택근이 형의 경우 젊은 선수들과 나이 차가 좀 있었다"며 "그렇다보니 후배들이 조금은 어려워하는 구석이 있었다. 나는 택근이 형보다 어리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좀 더 편한 형같은 느낌이 들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마냥 웃고 즐기자는 건 아니다. 서건창은 "염 감독님이 강조한 '하나의 팀'에 맞게 서로 지킬 것은 지키고 이런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안타보다는 두자릿수 도루
서건창은 지난 시즌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14시즌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개인 첫 200안타 기록을 달성(201안타)했기 때문이다.
2015시즌은 kt 위즈의 리그 참가로 정규시즌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났다. 이런 이유로 서건창의 최다안타 기록 경신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서건창은 시즌 초반 큰 부상을 당했다. 타격 후 1루로 뛰어가는 과정에서 인대를 다쳤다.
재활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출전 경기 수는 98경기에 그쳤다. 타율 2할9푼8리(312타수 93안타)로 3할 달성에도 실패했다. 서건창은 "무엇보다 부상 때문에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아쉬웠던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9도루에 그쳤다. 서건창은 "주루플레이라는 범위가 크긴 하지만 수치로 나오는 건 도루"라며 "지난 시즌 후반부터 '다시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시즌 많이 뛰겠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야 한다. 과감하게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건창은 200안타에 대해서는 "치고 싶다고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꾸준함과 평정심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전임 주장 이택근은 매 시즌마다 팀의 키플레이어를 꼽았다. 서건창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서건창은 포수 박동원과 새로 팀에 합류하는 외국인선수 대니 돈, 로버트 코엘로를 꼽았다. 그는 "(박)동원이는 '안방마님' 역할을 하면서 나를 많이 도와줘야 한다"며 "나이도 한 살 아래고 믿음이 간다"고 껄껄 웃었다. 돈과 코엘로는 각각 박병호, 앤드류 밴헤켄(세이부)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서건창은 "새 시즌과 새 구장 모두 기대된다"며 "재활과 보강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코치님들도 몸상태도 괜찮다고 하셨다. 나도 그걸 알고 있다. 믿고 열심히 뛰겠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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