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트리플 펀치'가 돌아왔다.
더스틴 니퍼트가 재계약을 확정지으면서 두산 베어스의 '선발 빅3'가 재가동될 준비를 마쳤다. 10개 구단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며 위력적인 조화를 자랑하는 니퍼트·장원준·유희관의 선발 3인방은 올해에도 두산의 가장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미 예견된 계약이지만 니퍼트의 합류는 두산에 천군만마나 다름 없다. 지난 5년간 검증된 부동의 '원탑' 에이스의 복귀다. 203㎝ 큰 키에서 내리 꽃는 패스트볼의 위력은 알고도 못칠 정도다. 몸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상대팀으로선 웬만해선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재차 입증됐다. 니퍼트가 1선발로 마운드의 키를 잡을 때 두산 마운드의 안정감은 몰라보게 배가된다.
구단 사상 최초의 외부 FA로 지난해 합류한 장원준 또한 '미스터 컨시스턴스(꾸준함)'이라는 닉네임처럼 시즌 내내 일관성 있는 피칭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초반 위기에 빠지다가도 곧바로 제 페이스를 찾으며 어김없이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어내는 그의 피칭은 이젠 그의 전매특허로 여겨질 정도다.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서 니퍼트와 팀의 '원투 펀치'를 이루며 완벽한 2선발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18승을 거둔 유희관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적이 솟구치고 있다. 지난해 30경기 189.1이닝을 소화하며 18승5패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으로 리그 특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투구이닝과 다승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최동원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해도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항상 승리의 토대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남다르다.
이들의 위력은 수치로 증명된다. 니퍼트가 각종 부상으로 20경기(90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합계 80경기 449.1이닝 36승 22패 탈삼진 330개를 기록했다. 1인당 12승11패 평균자책점 4.48에 탈삼진 111개의 성적을 올린 셈이다. 니퍼트가 건강하게 풀시즌을 소화했다면 이 수치는 더욱 좋아졌을 것이 분명하다.
주축 좌타자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빠져나간 두산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알고 있다. 김승영 사장은 "주축 타자가 나간 반면 타구단들은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며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정상 수성'을 외치기보다는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우승을 향해 도전한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중심'은 확실하다. 무엇보다 선발로테이션에 믿을 기둥이 3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타구단들이 부러워할 수 있는 조건임에 틀림 없다. 니퍼트와 장원준, 유희관 트리오가 두산의 정상 도전에 다시 한 번 선봉장으로 나설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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