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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LG의 새시대 개막을 상징하는 '캡틴 류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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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이병규-이진영으로 이어진 베테랑 주장 계보 탈피

[정명의기자] 우완 투수 류제국(33)이 LG 트윈스의 새로운 주장으로 탄생했다. 여기엔 단순히 주장 한 명의 교체가 아닌 꽤 커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

6일 LG 시무식의 마지막 순서로 열린 주장 선거 개표. 류제국은 5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89표를 획득, 압도적인 지지율 속에 주장으로 당선됐다. 총 투표수가 154표였으니 류제국의 득표율은 57.8%에 이른다. 과반수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이번 주장 선거에는 류제국을 포함 총 5명이 입후보했다. 그 중 류제국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7번 이병규가 22표(14.2%), 박용택이 18표(11.7%), 손주인이 11표(7.1%), 봉중근이 7표(4.5%)를 획득했을 뿐이다. 무효표는 7표가 나왔다.

LG의 주장 선거는 지난 2012년 당시 김기태 감독이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감독의 임명으로 주장이 정해졌지만, 2012년부터는 구단 전체 구성원들의 뜻을 따르는 일종의 '민선투표'가 된 셈이다. 선수단은 물론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모두가 투표에 참가한다.

이번 투표 결과로 류제국에 대한 구단 전체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수가 주장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류제국이 주장으로 뽑혔다는 것은 그만큼 류제국의 팀내 지지층이 확고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류제국 당선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변화'다. 지난 6년 간 LG는 소위 말하는 '빅4'가 주장을 도맡아왔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박용택이 당시 박종훈 감독의 임명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2012년부터는 9번 이병규가 첫 민선 주장으로 선출돼 2년 간 선수단을 이끌었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이진영이 주장을 맡았다.

박용택과 9번 이병규, 이진영은 정성훈과 함께 '빅4'라고 불리는 구단의 중심축이었다.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물론, 라커룸 분위기도 사실상 이들에 의해 좌우됐다. 베테랑인데다 야구까지 잘하는 이들 4명의 팀내 존재감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박용택을 제외한 3명의 팀내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양상문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수비 범위가 좁아진 정성훈은 3루에서 1루로 포지션을 옮겼고, 이진영과 이병규도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심지어 이진영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보호선수 40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사실상 이진영을 다른 팀으로 보내려는 의도였다. 이병규 역시 지난해 대타 요원으로 전락하더니 올 시즌에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결국 주장도 새로운 세대의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류제국이 당선됐다. 이는 곧 핵심 베테랑들이 주장 계보를 이어온 6년 간의 세월이 종식을 알리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세대교체와 함께 라커룸 분위기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박용택, 이병규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진영도 주장을 처음 맡은 2014년이 LG 유니폼을 입은 지 6년 째 되는 해였다. 그러나 류제국은 지난 2013년 LG에 입단해, 올해로 겨우 4년차다. 그것이 한국 프로야구 경력의 전부다.

주장 후보들 중 류제국만큼 새로운 인물도 없다. 류제국은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사고방식이 한국에서만 뛰어온 선수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종종 LG의 기존 질서와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반대로 젊은 투수들 중심으로는 지지층을 형성했다.

세대교체를 단행 중인 양상문 감독 입장에서도 류제국의 주장 당선은 나쁠 것이 없다. 주장 투표를 통해 변화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생각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양 감독으로서는 더욱 소신껏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류제국도 주장에 입후보하며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야수가 계속 주장을 맡았다. 그런데 투수들이 원하는 팀의 모습도 있을 것"이라며 "투수가 원하는 팀을 야수 쪽에서 들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조화가 필요하다. 또한 팀이 젊어지면서 그만큼 변화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시무식을 마친 뒤 군제대 선수 대표로 간단한 인터뷰에 응한 임찬규도 "군대가기 전에는 뭔가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 좀 자유스러워졌고, 형들도 친근하게 받아준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는데,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피부로 느낀 달라진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물론 베테랑의 역할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옛것을 통해 새것을 알게 된다는 '온고지신'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팀이 하나가 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다. 일단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령탑과 류제국을 주장으로 뽑으며 변화를 선택한 구단 구성원들의 생각은 코드가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LG가 할 일은 변화의 과정에서 파생될 여러가지 크고 작은 갈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양상문 감독과 류제국의 역할이 크다. LG의 새시대 개막을 알린 류제국의 주장 당선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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