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승리욕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기성용(26, 스완지시티)이 만든 의지의 골이었다.
기성용은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언전에서 전반 9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스완지시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이나 스완지 모두에 의미있는 골이었다. 이날 골은 기성용의 올 시즌 마수걸이포.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8골을 넣었던 기성용은 올 시즌 들어서는 리그컵 1도움 외에는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기성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9분 앙헬 랑엘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오른쪽 포스트에 맞고 나왔고 골키퍼가 잡으려다 놓쳤다. 그 순간 근처에 있던 기성용이 오른발을 내밀어 골을 넣었다.
기성용은 이 골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중앙선 부근에서 패스를 한 뒤 천천히 전방으로 이동하면서 기회를 엿봤고, 랑엘의 슈팅 시 볼의 방향을 놓치지 않았고 골키퍼가 잡지 못하자 뛰어들어 골을 넣었다.
게리 몽크 감독 경질 이후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앨런 커티스 감독은 기성용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보내면서도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도록 했다. 17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는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수 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주심이 외면해 아까웠지만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의 팔에 맞에 맞는 슈팅을 날리는 등 기성용은 약해진 팀 전방 공격수들의 임무까지 소화하며 2선 공격수처럼 뛰었다.
커티스 감독은 웨스트 브롬위치전에서 기성용을 레온 브리턴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웠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배치했다.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몽크 감독 시절과 비교하면 확실히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후반에는 스완지의 전형이 다이아몬드형 4-4-2로 바뀌면서 기성용이 왼쪽 미드필더로 섰다. 움직임에 더 큰 부담이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최근 7경기 무승(2무 5패)에 시달리는 팀에 반드시 승리를 안겨야 했고 소중한 승리를 만들었다.
스완지는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스완지는 지난 8월 3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2-1 승리 이후 홈 7경기 무승(4무 3패)에 빠져 있었다. 어떻게든 홈 승리를 만들어 분위기를 바꿔놓아야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승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었다.
박싱데이 기간의 순위표가 시즌 말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강등권 팀들이 그렇다. 강등권을 탈출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강등의 운명을 맞게 된다는 싫은 법칙도 있다. 스완지는 이날 승리로 일단 16위까지 치고 올라서며 여유를 가지게 됐다. 이어지는 크리스탈 팰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2연전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덜었다. 기성용의 결승골이 스완지에 상승의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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