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팀의 주전 세터 권준형에게 충격요법을 썼다.
우리카드와 맞대결 하루 전인 지난 13일 팀 미팅에서 신 감독은 권준형에게 "자꾸 도망을 간다면 선수를 그만 두는 길 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권준형은 소속팀이 연패를 당하는 동안 토스에서 실수를 여러 번 했다. 한국전력이 1세트를 잘풀어 놓고도 뒷심에서 밀린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신 감독은 "(권)준형이가 선수들 중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랬던 권준형이 제자리를 찾았다. 한국전력은 14일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권준형도 오랜만에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우리카드전에서 세트성공률 56.94%를 기록했다. 72차례 토스를 시도해 공격으로 41회 연결에 성공했다. 신 감독은 "준형이도 오늘 경기로 반전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웃었다.
권준형은 "서재덕을 비롯한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며 "리베로 오재성과 함께 리시브를 잘 해줬다. 그 덕을 내가 톡톡이 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패 기간 홀로 끙끙 앓았다. 속도 상했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변화를 줬다. 권준형은 "팀 훈련 시간 외에 혼자 체육관에 나가서 소리도 지르고 배구공도 던지고 그랬다. 혼자 코트를 뛰기도 했다"고 전했다.
답답한 마음이 덜해졌고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풀렸다. 그는 "평소 코트에서 좀 조용한 편인데 이제부터라도 성격을 바꿔야겠다"며 "(서)재덕이처럼 좀 더 활발해져야 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준형은 "나 또한 유광우(삼성화재) 한선수(대한항공) 이민규(OK저축은행) 등 다른 세터들처럼 안정적인 토스와 경기 운영을 하고 싶다"며 "그렇지만 내가 갖고 있는 실력이 아직 모자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선수 시절 명세터였던 감독님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든 부분도 있고 이런 부분 때문에 실망도 많이 하셨을 것"이라며 "내가 좀 더 배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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