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서 옛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자신이 달고 있던 등번호 11번 유니폼을 입고 뛰는 대체 선수를 바라보는 심정은 어땠을까.
팀 연습 도중 오른손등이 골절되는 바람에 사실상 시즌을 접은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았다. 그에게 이제는 전 소속팀이 된 대한항공은 13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천안 원정 경기를 치렀다.
산체스는 아내와 함께 체육관을 찾았다. 쿠바에서 함께 배구선수로 활동했고 자국대표팀을 거쳐 V리그에서도 인연을 이어간 '절친' 오레올(현대캐피탈)의 가족과 함께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대한항공은 부상 당한 산체스를 대신해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영입했다. 파벨 모로즈(러시아)가 주인공으로 이날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모로즈는 산체스가 올 시즌 사용하던 11번을 그대로 달았다. 팀에 남아있는 번호가 없었기 때문이다.
모로즈는 무난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화재 그로저(독일)와 같은 파워는 없었고 산체스, 오레올, 시몬(OK저축은행)처럼 높이에서 큰 우위를 점하진 않았지만 처리하기 까다로운 2단 연결도 득점으로 연결하는 등 센스를 보여줬다.
모로즈는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2-1로 현대캐피탈에게 리드를 잡고 있는 가운데 3세트까지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23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61.29 %로 높았다.
한편, 산체스는 이미 대한항공 숙소에서 짐을 꾸려 나왔다. 오는 16일 출국 예정이다. 산체스에 대한 소유권은 대한항공 구단이 갖고 있다. 그가 다른 리그나 팀으로 옮길 경우 대한항공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 새로 입단한 모로즈는 완전 이적은 아니다. 원 소속팀 로코모티브 노보시비리스크는 임대로 모로즈를 대한항공으로 보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