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늘 800명 왔습니다. 강제 동원도 없었어요."
5일 부산 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와 운명의 한 판을 앞둔 수원FC 관계자들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지난 2일 201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 이날 비기기만 해도 수원FC는 창단 첫 클래식 승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은 지난 3일 오전 훈련을 끝낸 뒤 일찌감치 이동해 부산에 입성했다. 완벽한 적지 적응과 승리를 위해서다. 챌린지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수원FC는 서울 이랜드FC, 대구FC를 밀어내고 승강 PO까지 올라온 기세를 어아가겠다는 각오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총 800여명의 원정 응원단이 떴다. 챌린지 PO 대구 원정 당시 500명에서 더 늘었다. 수원FC 관계자는 "인솔해 오느라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다. 자발적으로 오겠다고 한 분들이 정말 많았다. 팀 창단 후 역대 최다 원정 응원 팬이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수원FC는 지난 2003년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수원시청으로 창단했다. 신흥 강자로 자리 잡았고 2013년 시민구단으로 전환해 챌린지로 올라왔다. 수원FC가 클래식으로 승격을 한다면 그야말로 일대 사건인 셈이다. 3부리그에 있던 팀이 2부리그를 거쳐 국내 최상위 리그까지 진출하기 때문이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나란히 앉아 관전했다. 염 시장은 승격을 하게 될 경우 시의회 동의를 거쳐 구단 예산 100억 원 지원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수원FC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확정이 된 것은 없지만 좋은 기운이 감도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다들 승격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수원 시의회도 최근 수원 산하 기관 감사에서 구단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을 두고 "정말 잘하고 있다. 이대로만 해달라"는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시민구단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또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시민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어 더 그렇다.
결국, 수원FC는 2차전에서 후반 35분 임성택의 골과 추가시간 자파의 쐐기골로 2-0으로 이겼다. 2승으로 드라마같은 승격에 성공하며 클래식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기존의 수원 삼성과 수원FC 간 연고지 더비가 만들어지는 등 색다른 재미도 등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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