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역시 문근영이었다. 문근영이 더욱 깊고 성숙해진 연기로 '마을'의 시작과 끝을 의미 있게 장식했다.
지난 3일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이 '역대급 드라마'라는 찬사를 남기며 종영했다. 영화 '장화, 홍련' 이후 첫 스릴러에 도전한 문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을 뿐 아니라 17년 차 여배우의 저력을 과시했다.
문근영은 개인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범죄도 덮어버리는 마을의 추악한 비밀을 파헤치는 여교사 한소윤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피해자가 있으면 당연히 가해자가 누군지 밝혀야 한다", "진짜 죄인은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게 억울하고 분하다"는 진정성 있는 외침이 울림을 줬다.
혈연관계를 떠나 강한 가족애를 실감 나게 표현한 문근영의 감정 연기도 명불허전이었다. 어릴 적 추억에 기댄 채 언니 혜진(장희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문근영은 깊은 눈빛만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냉연과 열연을 오가며 복잡한 감정선을 폭넓게 소화한 문근영은 통쾌함을 주기도 하고 애잔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문근영은 그동안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아 왔지만, '마을'에서는 기존에 보여줬던 것과 다른 행보로 작품을 빛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연기가 아닌, 사건 중심의 전개를 부각시키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절제된 연기를 선보인 것.
또 각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연기 호흡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힘을 뺀 문근영은 한층 성숙해지고 여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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