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은 없었지만, 도움 하나를 올리며 부상 복귀 후 건재함을 과시한 손흥민(23, 토트넘 홋스퍼)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압박 축구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음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2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13라운드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후반 40분까지 뛰며 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 등을 더해 4-1 대승을 거뒀고 12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지난 9월 26일 맨체스터 시티전 부상 이후 한 달여를 재활에 집중해야 했던 그다. 부상 당시에는 공수 전환이 빠른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손흥민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손흥민은 선발 대신 교체로 두 경기를 뛰었다. 안더레흐트(벨기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 모두 교체로 나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대표팀에 차출돼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미얀마전 교체 출전, 라오스전 선발 출전해 도움과 골을 기록하며 컨디션이 올라왔음을 알렸다.
이 때문에 부상 복귀 후 소속팀에서 처음 선발 출전한 웨스트햄전은 손흥민이 얼마나 좋은 느낌을 갖고 뛸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웨스트햄의 시즌 초반 경기력이 좋아 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다 압박도 상당한 수준이라 손흥민의 탈압박이나 활동량이 중요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공격 욕심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공간을 향해 움직였다. 후반 38분 카일 워커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수비수를 옆에 둔 상황에서 손흥민이 가장 좋아하는 왼발 슈팅 각도가 있었지만 참아낸 뒤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속이며 아크 정면 좋은 위치에 있던 워커에게 패스를 했다. 워커는 오른발 바깥쪽으로 슈팅해 골을 넣으며 손흥민의 재치있는 패스를 빛나게 했다.
손흥민은 공격은 물론 수비 가담도 돋보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을 중요시하는 감독이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웨스트햄의 볼 전개를 막는 것은 기본,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 협력 수비에 가담하는 등 활동량을 보여줬다. 후반 15분 빅터 모제스의 드리블을 몸으로 막아내는 등 상대 공격을 지연시키는 모습도 좋았다.
손흥민은 이날 7개의 태클을 시도한 데서 알 수 있듯 매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공격수가 태클을 아끼지 않은 것은 포체티노 감독의 축구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는 하나의 지표라 할 수 있다.
무난한 선발 복귀전을 치른 손흥민 덕분에 포체티노 감독의 선수 운용 선택지는 넓어졌다. 유로파리그까지 병행하는 상황에서 지치지 않고 쌍끌이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부상 회복한 손흥민이 다져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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