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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김형일, 전북에 무난하게 적응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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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편한 팀…"수원, 서울 가고 싶다는 분위기 전북으로 넘어와"

[이성필기자] 올해 전북 현대로 이적한 중앙 수비수 김형일(31)은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투쟁력 있는 수비수로 잘 알려졌다. '글래디에이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 그와 경합했던 상대 공격수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순둥이인 김형일이지만 경기만 시작되면 무서운 남자로 돌변한다. 180도 달라지는 그의 모습을 두고 지인들조차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다고 한다.

투쟁적인 김형일이 후방에서 버틴 덕분에 전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김형일이 있었다.

김형일에게 전북은 특별하다. 2007년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을 통해 K리그에 입문해 신인왕 후보까지 올라갔다. 2008년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 후 200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는 헤딩으로 골도 넣었다.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후인 2014년 포항에는 김형일의 자리가 없었다. 주로 교체로 나섰다. 그의 축구 인생에 위기였다. 김광석, 배슬기, 김원일 등 그가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운 사이 새로운 선수가 주전을 꿰찼다.

결국, 김형일은 올해 전북으로 팀을 옮겼다. 물론 전북도 결코 만만한 곳은 아니었다. 측면 수비까지 가능한 김기희가 세 시즌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김형일 이상의 파이터인 수비수 조성환도 복귀했다. 전북에서 뛰면서 호주 국가대표까지 된 윌킨슨에 수원FC에서 임대 복귀한 김영찬까지 있어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전략으로 김형일은 클래식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두루 활용됐다. 김형일은 18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투쟁적인 수비인데 감독님이 그것을 눈여겨보고 선발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라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열악한 시민구단부터 부자 기업구단까지 두루 경험한 김형일은 현재의 전북을 보면서 많이 놀라고 있다. 그는 "포항 시절에는 전북을 보면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포항은 기술적 우위가 있었고 전북은 힘이 넘친다. 그래서 더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랬던 김형일이 전북에 와서 정말 많이 놀랐다고 한다. 이미 K리그 최고 시설로 손꼽히는 클럽하우스는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처음 포항 이적 후 클럽하우스 보고 괜찮다고 했는데 전북 와서 정말 놀랐다. 달리 생각하면 김형일을 살린 것도 이 클럽하우스가 한몫 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는 "이제는 타 구단 선수들도 전북의 시설이나 분위기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예전에는 선수들 사이에서 수원 삼성이나 FC서울 등으로 꼭 가고 싶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전북으로 넘어온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최선참부터 막내까지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도 좋다. 입단 1년 만에 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김형일은 "모든 분위기는 (이)동국 형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선수단의 규율이 정말 잘 잡혀 있다. 다른 팀에서 이적을 해와도 문제가 없다. 이런 분위기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라고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전북의 앞으로 남은 과제는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정상 정복이다. 김형일은 "내가 부족해서 우승하지 못했다. 나부터 더 잘하려고 한다. K리그 3연속 우승은 기본이지만 챔피언스리그는 꼭 우승하고 싶다. 그것이 최대 도전과제가 아닐까 싶다"라며 확실한 도전 의지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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