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걱정 교차 슈틸리케 "내용 만족, 구자철 체력은 걱정"

[이성필기자] "지동원-구자철 만족스럽다."

올해 국내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마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작은 부분에서만 보완된다면 더 좋은 대표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나타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미얀마를 4-0으로 꺾고 5전 전승으로 최종예선을 향한 순탄한 여정을 이어갔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내용과 전반 초반의 경기력에 만족한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해 침착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실력으로 봐도 전반에 코너킥도 많았고 득점도 2회나 했다. 페널티킥이 골대를 맞기도 했지만 볼 점유율은 거의 90% 되는 것 같았다. 내용상으로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을 마치고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좀 더 과감하게 플레이하라고 했다.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 패스를 하라고 독려를 했다. (이재성의 선제골 때) 기성용의 패스 때문에 골이 나온 것처럼 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간이 경과 후 선수들의 기술적인 실수가 나와서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고 아쉬웠던 점을 짚은 뒤 "그래도 마지막 15분여를 남겨놓고 경기력이 살아나서 골이 터졌다. 마지막은 교과서처럼 득점했다. 이 기세를 라오스전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원톱이 아닌 공격 2선에서 골이 터진 부분에 대해서는 "공격을 하려면 수비 안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수비 시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볼을 회복해서 공격 기회가 생겼다. 이런 팀을 상대로 공격 시에는 상대가 상당히 라인을 내려서 밀집 수비를 한다. 공간이 공격수 입장에서는 많이 생기지 않는데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이후 공간이 생기면 패스가 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두 번째 골을 합작한 지동원과 구자철에 대해서는 "지동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발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출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좋은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달 아우크스부르크 단장과 통화했는데 자메이카전 몸놀림이 좋았고 컨디션을 회복해서 만족스럽다고 하더라"라며 전했다.

다만 두 명 모두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소화하느라 체력적인 문제가 보인다는 걱정도 잊지 않았다. 특히 구자철에 대해서는 "(지동원과 비교해) 체력에서 더 문제가 있었다. 오늘도 교체했다. 지동원은 경기 중에도 3개 포지션에서 뛰면서 멀티 역할을 했는데 만족한다. 구자철도 마찬가지다"라고 평가했다.

주장 기성용에 대해서는 "기성용은 말 그대로 주장의 모습 보여주고 있다. 늘 모범적이고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이나 볼을 가져가는 것 등이 만족스럽다"라고 칭찬했다.

한편, 미얀마의 저드 자이츠 감독은 "한국은 미얀마전에서 다른 수준의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좀 더 매력적인 축구를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 우리가 두 골을 실점하고 난 뒤 선수를 교체했는데 그런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 두세 번의 좋은 기회를 만든 것은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전반 수비적으로 물러서다 정상적으로 한국을 상대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그런 축구를 하지 못했다. 역습과 공격적인 축구는 전혀 다른데 압박은 계속 추구하는 부분이었다. 전반은 선수들이 물러서서 있었다. 후반이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