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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년]배구계 빛내는 '1+1'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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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꼬리표 떼고 2년차 시즌 맞아 소속팀 중심선수로 진화 중

[류한준기자] 지난해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각 구단 관계자는 깁론을박을 벌였다. 어떤 선수가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될 지를 두고서였다.

V리그 출범 이후 2005-06, 2010-11시즌 드래프트를 앞뒀을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2005-06시즌은 전체 1순위로 일찌감치 김연경(페네르바체)이 낙점된 상황이라 어느 팀이 1라운드 지명권을 품에 안을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당시 김연경 지명권을 확보하기 위해 흥국생명과 GS 킬텍스는 최하위 경쟁을 했다. 결국 흥국생명에게 1순위 지명권이 돌아갔다. 이 일이 계기가 돼 한국배구연맹(KOVO)은 드래프트 지명 방식을 현행 확률추첨제로 바꿨다.

2010-11시즌 드래프트는 유망주들의 보고였다. 드래프트 자격을 얻은 고교 졸업반 선수들 중 우수선수가 많았다. 그런데 이 때는 여자부 신생팀 지원 정책에 따라 IBK 기업은행이 우수선수를 먼저 데려갈 수 있었다. 김희진, 박정아가 당시 드래프트에 앞서 IBK 기업은행에 우선 지명된 대표적인 선수였다.

2014-15시즌도 드래프트 열기가 뜨거웠다. 김연경, 김희진, 박정아 이후 최고의 날개 공격수 자원으로 꼽힌 이재영. 그리고 이효희(한국도로공사) 이숙자(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 김사니(IBK 기업은행)의 뒤를 이를 미래의 세터감으로 꼽힌 이다영이 나란히 드래프트에서 나섰기 때문이다.

둘은 선명여중 시절부터 전국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여자배구대표팀 세터 출신 어머니를 뒀고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은 배구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실력 또한 또래 선수들보다 앞섰다. 둘은 한국여자배구계를 이끌 재목으로 일찌감치 꼽혔다.

선명여고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자매는 드래프트를 통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언니 이재영은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동생 이다영은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둘은 성공적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재영은 흥국생명 입단과 함께 팀의 레프트 한 자리를 꿰찼다. 이다영 역시 주전 염혜선의 뒤를 받치는 백업 세터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프로 입단 2년차를 맞은 올 시즌, 이재영과 이다영은 각자 소속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좀 더 늘어났다. 지난 시즌까지 둘 중 승자는 이재영이었다. 그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반면 이다영은 시즌 후반 허리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다영은 부상을 훌훌 털고 일어났다. 올 시즌에는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허리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지난 시즌보다 배구하기가 더 즐거워졌다"고 웃었다.

자매는 이제 소속팀이 다르기 때문에 코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볼 일이 많아졌다. 올 시즌 2라운드까지 상대전적은 언니가 앞선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웃었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한다. 둘은 이미 성인대표팀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올 시즌 V리그가 끝난 뒤에는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한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한국여자배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공통 질문을 했다.

먼저 이재영에게 이다영이란 어떤 존재냐고 물었다. 이재영은 언니답게 "예쁜 (이)다영이"라는 답을 했다. 동생 이다영은 같은 질문에 "심장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유니폼은 달라도 서로를 각별히 생각하는 쌍둥이 자매다.

이재영이 보는 이다영의 장점은 뭘까. 언니는 동생에 대해 "코트에서 자신감있는 모습이 좋고 파이팅이 넘친다"고 했다. 동생은 언니의 장점에 대해 "배짱이 좋다"며 "포기라는 게 없다. 항상 자신이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내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로가 바라보는 단점도 물론 언급했다. 이재영은 "다영이는 운동을 할 때 잘 안풀릴 경우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진다"며 "가끔은 생각없이 플레이를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자기 생각 속에 너무 빠진다. 그 부분이 단점"이라고 조언했다. 이다영은 "언니는 가끔 멘탈이 무너진다"고 했다. 초중고교 시절을 함께 운동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의 장, 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짓궂은 질문을 하나 더 해봤다. 서로의 포지션을 바꿔 뛰면 어떨까. 이재영은 레프트, 이다영은 세터다. 먼저 이재영은 "세터로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다영은 "공격수는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각자 현재 자신이 뛰고 있는 자리가 최상이라는 의미다.

둘은 소속팀은 다르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영은 "아무래도 다영이와 함께 뛰면 심리적으로 더 편할 것 같다. 마음이 편하다"고 했고 이다영도 "같이 다시 함께 뛴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구선수로서의 자세에 대해 이재영과 이다영은 비슷한 대답을 했다. 이재영은 "다영의 파이팅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이다영도 "항상 배구를 즐기려고 한다. 재미있게 배구를 하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다. 나도 그런 면을 본받고 싶다. 공 하나를 처리하는 것도 정성을 다한다"고 엄지 손가락을 들었다.

둘의 소속팀은 올 시즌 초반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일 현재 현대건설(5승 2패 승점15)이 1위, 흥국생명(5승 1패 승점11)이 3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자매의 3라운드 맞대결은 오는 12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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