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가 한국 대표팀을 아이 취급했다. 한 일본 언론의 표현이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9일 '최고구속 161㎞! 오타니, 한국을 아이 취급 10K 영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김인식호에게는 굴욕적인 제목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0-5로 영봉패를 당했다.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의 구위에 눌려 전혀 힘을 쓰지 못한 결과였다.
산케이스포츠의 기사 제목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타니는 이날 최고구속 시속 161㎞의 빠른공에 포크볼의 구속이 148㎞까지 나왔다.
오타니는 6이닝을 던지며 한국대표팀 타선에 안타 2개만을 허용했다. 그 중 4회초 김현수의 안타가 정타로 만들어낸 것일 뿐, 5회초 박병호의 2루타는 빗맞은 타구였다. 한국 타자들이 빠른공에 대한 실전 감각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오타니의 구위는 무시무시했다.
이렇다할 기회도 없었다. 2회초 2사 후 손아섭이 볼넷으로 어렵사리 첫 출루를 기록했고, 4회초 1사 후 김현수가 첫 안타를 때려냈지만 이대호의 병살타로 가볍게(?) 이닝이 끝났다. 5회초에도 박병호의 2루타, 손아섭의 볼넷으로 무사 1,2루가 됐지만 후속 3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오늘부터는 긴장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며 "삿포로돔에서는 어떻게든 좋은 피칭을 하고 싶었는데 다행"이라고 홈구장에서의 호투에 의미를 뒀다. 삿포로돔은 오타니의 소속팀 니혼햄이 홈으로 쓰는 구장이다.
한국대표팀 타선을 잠재운 오타니에게 이날 삿포로돔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 산케이스포츠의 설명이다. 한 스카우트는 "포크볼이 92마일(148㎞)까지 나왔다. 좀처럼 나오기 힘든 구속"이라며 "오타니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3년 만의 설욕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2년 한국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대회 한국과의 5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했던 오타니는 7이닝 2실점 호투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던 기억이 있다.
오타니는 "이런 큰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냈던 적이 별로 없다. 나의 다른 부분을 보여줬다"며 "우승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승리의 기쁨과 우승 목표를 드러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