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년 전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박병호(29)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통해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에 거액을 안겼다.
넥센 구단은 7일 오전 박병호의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은 1천285만달러. 한화로 약 147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프로야구단의 일년치 운영비 200~300억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장 눈 앞에 다가온 FA 시장을 생각해보면 박병호는 자신을 키워준 넥센에게 큰 선물을 안긴 셈이 됐다. 147억원은 대어급 FA 2명을 한꺼번에 영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두 선수는 최정과 장원준. 최정은 SK에 잔류하며 4년 86억원, 장원준은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하며 4년 84억원에 계약했다. 두 선수의 몸값 총액은 170억원이다.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에 약간(?)의 돈을 보태면 최정, 장원준급 2명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FA 시장에는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나올 전망이다. 박병호의 이탈은 넥센 전력에 큰 타격이겠지만, 박병호는 자신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경제력을 넥센에게 제공하며 팀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결국 4년 전 트레이드가 넥센에게는 엄청나게 남는 장사였다. 넥센은 2011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LG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병호와 심수창을 받고 송신영과 김성현을 내주는 거래였다. 당시 넥센이 손해보는 장사라는 평가도 많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거꾸로 넥센이 압승을 거둔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전 2010년까지 총 24홈런에 그쳤던 박병호는 2011년 13홈런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31개-37개-52개-5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4년 연속 홈런왕, 타점왕 타이틀이 박병호에게 주어졌다. 미완의 대기가 넥센 이적 후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넥센에서 박병호는 2012년 6천200만원, 2013년 2억2천만원, 2014년 5억원, 2015년 7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4년 간 연봉 총액은 14억8천200만원. 넥센은 4년 간 박병호를 연봉이 아깝지 않게 충분히 활용했음에도 메이저리그로 그를 떠나보내며 10배의 지출 대비 수익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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