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대구 한 번 더 가야죠."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의 핵' 차우찬(28)이 5차전 등판을 강행한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서다.
차우찬은 31일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둔 잠실구장에서 "당연히 오늘도 나간다"며 "그래도 대구까지 한 번 더 가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삼성은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이날 승리해 대구에서 예정돼 있는 6차전을 성사시키겠다는 뜻이다.
평소라면 등판이 쉽지 않은 상황의 차우찬이다. 전날(30일) 4차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5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 그러나 지금은 한국시리즈라는 특수 상황에 팀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차우찬은 "몇 개를 던지든 상관없지만 이기고 있을 때 나가고 싶다"며 "다행히 캐치볼을 해보니 팔 상태가 나쁘지 않더라. 코칭스태프에서 구위 체크를 하겠지만, 투수는 구위가 떨어져도 제구만 되면 상관없다"고 등판 의지를 불태웠다.
4차전 첫 타자 상대가 아쉬웠다. 3-3 동점이던 5회말 1사 1,2루에서 등판한 차우찬은 민병헌에게 3루수 방면 강습타구를 허용했다. 타구가 빠르긴 했지만 3루수 박석민의 정면을 향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 그러나 타구는 박석민의 글러브를 강타한 뒤 좌익수 쪽으로 흘렀다. 그 사이 2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4차전의 결승점이었다.
차우찬은 "(민병헌이) 잘 쳤다. 그래도 잡을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웠다"며 "이대로 막는다면 뒤집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점수가 나지 않았다. (박)석민이 형도 수비 후 미안하다며 막아주면 점수를 뽑아준다고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경기는 지난 경기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삼성이 우승하기 위한 길은 단 하나. 3연승을 달리는 것이다. 이미 2년 전인 2013년, 두산을 상대로 1승3패에 몰린 뒤 3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차우찬은 "2년 전에는 처음 겪는 상황이라 당황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래도 한 번 해봤기 때문에 당황스럽지 않다는 것이 차이"라며 "이제 뒤는 생각하면 안된다. 오늘 니퍼트가 동점 상황에서 나와서 우리가 이기는 것이 최고"라고 이미 역전 우승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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