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지난 25일 발표됐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력의 반 이상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통합우승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어떻게든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당장 26일 대구구장에서 1차전이 시작된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라는 관문을 모두 뚫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의 기세는 무섭다. 삼성의 수세가 예상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과 심창민을 중용할 생각"이라며 마운드 전력 누수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선발 에이스, 필승 셋업맨, 마무리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없을 전망. 운영의 묘가 절실히 필요하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영은 어느 정도 미리 예상이 가능하다. 일단 1차전 선발로는 피가로가 예고됐다. 류 감독은 "한 달 전까지는 안 좋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복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피가로는 9월 초 어깨 통증으로 한 달 간 결장했으나 현재 아무런 이상이 없는 상태다.
피가로와 함께 장원삼, 클로이드가 2, 3선발을 맡을 전망이다. 4선발은 경우에 따라 정인욱과 차우찬이 맡는다. 류 감독은 "3차전까지 결과가 좋을 경우 정인욱, 나쁠 경우 차우찬을 4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펜도 문제다. 안지만과 임창용의 역할을 누군가가 대신해야 한다. 말하자면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정도를 책임질 투수들이 필요하다. 이 역할은 심창민과 차우찬이 맡는다. 류 감독은 "더블(스토퍼)로, 차우찬과 심창민 둘을 마무리로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발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뒷문이 허약한 상황에서 선발마저 일찍 무너지면 승리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류 감독은 "정규시즌 때부터 선발 야구를 했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과감하게 선발 투수를 교체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은 삼성이 해결해야 할 커다란 과제다.
결국 차우찬이 열쇠를 쥐고 있다. 류 감독의 구상에 따르면 차우찬은 경우에 따라 마무리 역할도, 4선발 역할도 맡아야 한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는 중간 계투로 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맨 역할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만큼 차우찬의 컨디션은 우승팀을 결정할 큰 변수 중 하나다.
이번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권오준, 김기태, 박근홍, 백정현, 신용운, 심창민, 장원삼, 정인, 조현근, 클로이드, 차우찬, 피가로 등 총 12명의 투수가 포함됐다. 엔트리에 들지 못한 핵심 투수 3명이 있는 경우와 비교해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과연 류중일 감독과 김태한 투수코치는 어떤 식으로 난관을 헤쳐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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