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어제 그대로 앉아보세요."
19일 창원 마산구장.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취재진 간담회를 위해 덕아웃에 들어오자 마자 꺼낸 말이다.
전날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일부 취재진이 배석한 자리를 이날도 유지해달라는 요구였다. 전날 승리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의미가 밑바탕에 깔렸음은 물론이다.
완승이었다. 에이스 니퍼트가 9이닝 완봉투로 NC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타선은 홈런 3개를 쏘아올리며 상대 마운드를 난타했다. 경기시간이 3시간 안에 끝난, 정규시즌에서도 보기 드문 스피디한 경기였다.
김 감독도 무척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전날의 기운을 잇기 위해 그는 라인업도 동일하게 짰다.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린 민병헌을 3번 우익수, 포스트시즌 통산 100번째 안타를 솔로홈런으로 장식한 홍성흔을 이날도 6번 지명타자로 배치했다. 김 감독은 "홍성흔을 선발에서 뺐으면 어쩔뻔 했느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답답했던 타선이 4차전 대역전승의 기운을 타고 살아난 느낌이다. 김 감독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면서 "하위타선의 오재원과 오재일도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났다. 그러면서 "하긴 모두가 잘 하면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으로선 민병현이 타격감을 되찾은 게 무엇보다 반갑다. 특히 오랫동안 괴롭힌 3번타순 고민을 전날 솔로포와 3점포로 한꺼번에 씻어준 느낌이다. 김 감독은 "민병헌은 타격이 살아났다가도 갑자기 죽은 적이 많다"면서도 "아무튼 좋은 모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승리로 두산은 마산 원정의 목표를 일단 달성했다. 김 감독은 "마산에서 1승1패를 기록하는 게 원래 목표였는데 일단 이뤘다"며 "오늘 경기에 대한 부담이 아무래도 적어졌다. (선수들이) 여유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를 내줘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함덕주, 이현승 필승조를 일찍 투입할 수도 있다. 설렁설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2연승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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