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이 감동의 시구 무대를 연출했다.
NC는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원종현을 시구자로 선정했다. 원종현은 지난 2월 대장암 판정을 받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다행히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다.
원종현은 전열을 떠나 있지만 NC 선수단은 올 시즌 내내 원종현의 쾌유를 빌며 155K라는 문구를 모자에 새겨 넣었다. 원종현이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던진 시속 155㎞ 강속구를 뜻하는 문구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마산구장 그라운드에도 'WON TEAM, ONE DINOS 155K'라는 큼지막하게 새겨넣었다. WON은 원종현의 성을 영문 표기한 것이다
수술로 인해 체중이 감소한 원종현은 다소 헐렁해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그런 원종현을 향해 마산구장을 찾은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다. 수술 전 뿌렸던 시속 150㎞대의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원종현은 꽤 정확히 공을 포수 김태군의 미트에 던져 넣었다.
시구 전 원종현의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원종현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원종현과의 일문일답이다.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그동안 힘들었던 것이 싹 가신다. 내년 복귀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나 때문에 선수들이 힘을 냈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가 힘이 됐다."
-시구를 제안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포스트시즌까지 팀과 함께할 수 있게 해준 팬들과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었다. 예전같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던지겠다."
-몸상태는 좀 어떤가.
"지금은 괜찮아졌다. 먹는 것도 잘 먹고, 훈련에 지장도 없다. 서서히 재활조에서 훈련을 시작하고 있는데,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처럼 유니폼을 갖춰 입은 것이 얼마만인가.
"10개월만이다. 살이 좀 빠져서 유니폼이 커졌다."
-불펜 필승조 공백을 동료 투수들이 잘 메웠는데.
"4월에 잠깐 순위가 처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최)금강이, (임)정호, 그 밖에 지난해까지 기회를 못 얻었던 선수들이 잘 해줘서 나도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한화 정현석을 보면서 힘을 얻었을 것 같다.
"(정)현석이 형과는 잘 모르는 사이인데, 다시 뛰는 걸 보니 힘이 되고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생각이 나는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 복귀해서 그런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
-155km가 어떤 의미인가.
"위기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어떤 상황이라도 그 숫자를 생각하며 이겨내지 않았나 싶다. 나도 그렇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치료받느라 힘들었는데, 응원을 해주셔서 힘을 내 이겨낼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그런 팬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 내년에 꼭 복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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