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등급을 매기지 않았다. 공평하게 기회를 부여했고 그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올 시즌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황의조(성남FC)의 연속골이 터졌다.
이날 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부임 1주년 기념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고 파라과이전을 통해 데뷔했다. 1년 사이 한국대표팀의 체질을 서서히 개선시키며 좋은 성과를 내는 등 능력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11명이 아닌 팀 전체에 축하를 보내고 싶다. 오늘도 누가 투입됐더라도 다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점수만 놓고 보면 3-0 승리인데 쉬운 경기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60분까지는 자메이카가 어려운 상대였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피지컬로는 강한 상대임이 분명하다"라고 평가했다.
만족스러운 승리였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자메이카는 피지컬도 강하고 신장도 큰 선수들로 구성, 스피드가 좋아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물러서지 않고 3골을 넣는 등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라고 얘기했다.
이날 골을 넣으며 경쟁력을 증명한 지동원, 황의조 등 공격 자원에 대한 평가는 살짝 빗겨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명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데 오랜만에 좋은 분위기에서 기회를 부여했고 살려낸 것은 고무적이다"라며 칭찬을 하면서도 "지동원 외에 김창수도 월드컵 이후 좋은 활약을 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다시 뛰었고 괜찮았다. 또, 정성룡도 아직 많은 비난을 받는 것으로 아는데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러 선수들을 챙겼다.
주전과 비주전을 통칭하는 A, B 플랜은 대표팀에 없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선수들을 A, B, C급으로 나누지 않고 동일하게 중요성 있는 선수로 대접했다. 오래 대표팀에 오지 못한 선수 중에는 소속팀에서 부진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언제든지 이 선수들을 존중했다. 그런 것들로 인해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자기 능력을 보여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임 직후 4경기에서 2승 2패를 거뒀던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치른 18경기에서 14승 3무 1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이 중 무실점으로 끝낸 경기가 15경기나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1패도 호주 아시안컵 결승이 유일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기록도 공격적으로 축구를 시도해 이뤄냈다. 상대보다 더 많은 골 기회, 점유율, 코너킥 등을 만들었다. 놀라운 점은 18경기 중 15경기가 무실점이다. 수비가 안정됐다. 한국 축구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 이런 기록이 과거에도 있었는지 궁금하다"라고 되물었다.
대표팀이 좀 더 나아지려면 질 높은 A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메이카전처럼 익숙하지 않은 상대화 더 많이 싸워야 한다. 2016년 A매치 달력을 보면 월드컵 예선도 많지만 6월에 친선경기 기회가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미리 좋은 상대를 섭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강한 상대와 평가전을 하면 패배 가능성이 커지지만 이런 대결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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