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누구의 방망이가 팀을 웃게 할까.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맞대결로 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막이 오른다.
두 팀은 7일 넥센의 안방인 목동구장에서 맞붙는다. 전날(6일) 열린 와일드카드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선발투수가 예고됐다. 예상대로 양 팀의 에이스인 앤드류 밴헤켄(넥센)과 김광현(SK)이 자웅을 겨룬다.
마운드 맞대결만큼이나 팬들의 관심을 끄는 건 거포들의 격돌이다. 넥센을 대표하는 박병호와 올 시즌 도중 LG 트윈스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정의윤이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인연이 있다. 같은 해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박병호와 정의윤은 지난 2004년 고교 졸업반 시절 각각 1차지명(박병호)과 2차 1라운드(정의윤) 지명을 받았다. 2005년 우타 거포에 갈증을 느끼던 LG에 나란히 신인으로 입단했다.
하지만 박병호와 정의윤은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1년 먼저 박병호가 팀을 떠났다. 박병호는 넥센으로 트에이드된 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2012시즌부터 올시즌까지 4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정의윤도 새로운 팀에서 해결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는 SK가 '가을야구'에 나서는데 큰 힘을 실어줬다. 5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만 따진다면 박병호와 견줘 성적이 뒤처지지 않는다. 정의윤은 9월 한 달 동안 타율 4할2푼2리(90타수 38안타) 9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11타수 3안타)로 주춤했지만 SK가 정의윤에게 거는 기대는 여전하다. 정의윤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넥센에 강했다. LG와 SK를 거치면서 넥센전 11경기에 나와 타율 3할8푼7리(31타수 12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자신이 상대한 9개팀 중에서 넥센전 성적이 가장 좋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리는 목동구장에서도 펄펄 날았다. 그는 타율 6할1푼5리(13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목동구장 타율만 따진다면 박병호(3할4푼2리)보다 높다. 밴헤켄을 비롯한 넥센 투수들에게는 요주의 인물이다.
박병호는 목동구장이 홈인 만큼 누구보다 유리하다. 그는 올 시즌 쏘아올린 53홈런 중 28개를 목동구장에서 쳤고 76타점을 쓸어 담았다. SK전 상대전적도 좋다. 14경기에 나와 타율 3할7푼5리(56타수 21안타) 13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와 홈런도 각각 6개씩 때렸다. 김광현을 비롯한 SK 투수들은 박병호의 장타를 조심해야 한다.
둘은 포스트시즌 데뷔도 같은 해인 2013시즌에 했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정의윤은 플레이오프를 통해서다. 박병호는 2013년과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정의윤은 지금까지 참가한 두 차례 '가을야구'에서 3타석에만 나섰다. 정의윤이 SK에서 그동안의 갈증을 풀어낼 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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