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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고비 넘고 'NC의 역사'가 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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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최초 3년 연속 10승 달성…구단 첫 승-첫 완봉승 기록도 보유

[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살아있는 역사가 돼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 우완 사이드암 이재학(25)이다.

이재학은 지난 28일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0승을 기록했다. 2013년과 지난해 10승을 올린 데 이어 3년 연속 달성한 두 자릿수 승리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이재학, 그리고 공교롭게 이재학과 같은 날 기록을 세운 우규민(LG)을 포함해 34년 KBO리그 역사상 총 53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3년 간 꾸준히 제 몫을 해냈다는 훈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기록이 이재학에게 의미있는 이유는 NC 구단 역사상 '첫 기록'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재학은 NC가 처음 1군 리그에 진입한 2013년부터 꼬박꼬박 10승 투수로 NC의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찰리가 2013년 11승, 지난해 12승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4승에 그친 뒤 시즌 중 교체됐다.

3년 연속 10승 외에도 이재학은 구단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2013년 NC의 1군 무대 창단 첫 승, 창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도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2013년 4월11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창단 첫 승을 따낸 뒤, 7월31일 인천 SK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으로 창단 첫 완봉승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10승은 고비를 넘고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기록이다. 이재학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2013년 신인왕을 수상한 뒤 지난해 역시 2년차 징크스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그 사이 이재학 스스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됐다.

부담감은 부진으로 이어졌다. 4월 한 달 간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91의 성적에 그쳤다. 5월 들어서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되면서 조금씩 구위가 살아나는가 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5월말 이재학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이후로도 기복있는 피칭을 보였던 이재학은 8월 5경기에 등판해 4승을 거두며 팀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탰다. 이재학 개인적으로도 10승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였다. 그리고는 17일 한화전에서 구원승으로 9승째를 따낸 뒤, 28일 다시 한화를 상대로 완벽투를 펼치며 10승을 달성했다.

29일 넥센과의 경기를 앞둔 목동구장. 이재학은 전날 10승을 거둔 상황을 떠올리며 "엄청 하고 싶었던 기록인데 초반에 부진했기 때문에 생각을 접고 있었다"며 "그동안 '해야 돼'라는 생각이 부담이 됐었는데 속이 다 시원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이재학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심적으로 무거운 부분이 있었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을 받았다"며 "무념무상의 상태로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서 구위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최근 부활의 배경을 설명했다.

3년 연속 10승이라는 것이 이재학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이재학은 "첫 10승을 거두고 인터뷰에서 매년 10승을 하고 싶다고 얘길 했었는데, 그 말을 지키게 됐다"며 "팀이 잘하고 있는데 나만 못하고 있어서 미안했다. 그렇기 때문에 10승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이재학이 대견할 법도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여전히 채찍을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이제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더라.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도 "아직 멀었다. 5년은 (10승을 계속)해야 칭찬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칭찬에 인색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 감독은 "(이)재학이도 그렇고 (나)성범이, (박)민우는 앞으로 NC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이라며 "그 선수들은 의도적으로 혼내기도 한다. 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해줘야 스타에서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학은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구단 역사 한 페이지에 또 한 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사령탑은 그런 이재학의 모습이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이재학 스스로도 마찬가지. 이재학은 "감독님 덕분에 겸손하게 처음의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이재학이 써내려갈 NC의 역사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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