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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 스미스 동경한 류중일, '등번호 1'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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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시절 등번호 추억담 꺼내 번호 물려받은 윤성환 활약에 흐뭇

[류한준기자] "딱 그번호가 남아 있더라."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유니폼 등번호는 75다. 선수 은퇴 후 2000년 삼성 코치로 자리를 바꾸면서 달기 시작한 번호다.

올드팬들은 이 번호보다 1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류 감독의 모습을 더 잘 기억하고 있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에 앞서 류 감독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등번호에 얽힌 옛일을 꺼냈다.

경북고와 한양대를 거쳐 1987년 고향팀 삼성에 입단한 그는 등번호 1을 받았다. 입단 전부터 내심 달고 싶었던 번호다. 류 감독은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아마추어시절부터 명 유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류 감독이 한창 야구선수로 성장하고 있을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지 스미스(전 세인트루이스)라는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는 유격수가 활동했다.

류 감독은 "스미스의 등번호가 1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에 입단하니 1번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선배이자 프로 원년(1982년) 멤버인 투수 황규봉이 1번을 달고 있었다.

류 감독은 "그래서 한양대 시절 달았던 16번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오대석 선배가 이미 달고 있더라"고 했다. 비어있는 번호 중에서 선택을 하려는데 황규봉이 현역 은퇴를 선택하고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류 감독은 "운이 정말 좋았다. 주저하지 않고 바로 차지한 셈"이라고 했다. 1번을 단 류 감독은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삼성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그는 "삼성은 전통적으로 1번을 단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고 껄껄 웃었다. 황규봉 전 코치는 1982년부터 1986년까지 5시즌을 뛰는 동안 세차례 두자리수 승수를 올렸다. 1982시즌 KBO리그 초대 구원왕(11세이브)도 차지했다. 류 감독에 이어 1번을 단 선수는 강동우 현 두산 베어스 코치다.

그는 입단 첫 해인 1998시즌 타율 3할을 기록했다. 올시즌 후배 구자욱이 다시 한번 이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지만 강 코치 이후 신인 3할타자는 지난해까지 나오지 않았다. 강 코치는 2005시즌을 끝으로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두산으로 이적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그 뒤 윤성환이 1번을 달았다"고 했다. 강봉규(외야수)가 잠시 그번호를 달기도 했지만 현재 삼성 '1번'은 윤성환이다.

윤성환은 올시즌 17승(7패)을 거두며 팀내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3시즌 연속 두자리수 승수 달성도 이미 확정했다. 류 감독은 "(윤)성환이가 1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한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현역 선수시절 자신아 달았던 등번호를 물려받은 후배가 든든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어 흐뭇해 보였다.

한편 삼성은 SK에게 3-4로 져 6연승을 마감했다. 하지만 같은날 2위 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에게 4-5로 역전패하는 바람에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이 한걸음 더 다가왔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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