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그래도 우리팀의 마무리는 손승락이죠."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손승락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넥센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손승락은 올 시즌 부침이 심했다. 탄탄해 보이던 마무리 자리가 흔들렸다. 손승락은 지난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0.1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2군으로 내려갔다.
손승락은 2군에서 열흘을 보낸 뒤 1군 재등록 기간에 맞춰 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보직은 마무리가 아닌 중간계투였다.
염 감독은 "당분간은 손승락을 중간에 기용할 생각"이라며 "여유를 갖고 이것 저것 다 던져보라고 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복귀 당일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던졌고 지난 16일 LG전에도 중간계투로 나와 2이닝을 소화했다.
결과는 좋았다. 두 경기 모두 무실점 투구를 했다.
19일 LG전은 상황이 급했다. 손승락은 팀 5번째 투수로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넥센은 7회초 공격까지 7-2로 LG를 여유있게 앞서갔다. 하지만 LG가 추격을 시작해 7회말 3점을 뽑으며 5-7까지 점수를 좁혔다.
8회말에도 LG는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넥센에게는 큰 위기였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넥센 벤치는 손승락 카드를 꺼낸 것이다. 손승락은 팀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LG는 보내기 번트 작전을 폈는데 최경철의 번트가 실패했다. 번트를 대긴 했지만 2루주자 안익훈이 3루에서 아웃됐다. 번트 타구를 잡은 넥센 1루수 박병호는 주저않고 3루로 공을 던져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LG는 후속타자 채은성 타석에서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한 수였다.
넥센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채은성이 삼진을 당하는 순간 넥센 포수 박동원은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 박지규를 잡았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는 3개가 됐고 이닝이 끝났다. 손승락은 팀의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고 LG로선 힘이 빠지는 상황이 됐다.
손승락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인 임훈과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끝에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고비를 넘겼다. 이어 양석환과 박용택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1루수앞 땅볼로 유도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구원에 성공한 손승락은 지난달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이후 45일만에 세이브를 추가(22세이브)했다. 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손승락은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며 "앞으로도 자신감을 더 갖고 마운드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넥센 입장에서는 손승락이 마운드에서 뒷문을 책님져줘야만 중간계투진까지 안정을 찾을 수 있다. LG전 세이브로 손승락이 다시 마무리 보직으로 복귀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잠시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후 등판한 3경기 동안 보여준 그의 투구는 역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다웠다.
염 감독은 "(손)승락이가 좋아져야만 팀 전력이 단단해진다"며 "그렇게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를 잘 마치고 '가을야구'에서 힘을 내기 위해서는 손승락의 제자리 찾기가 꼭 필요한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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