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된 전북 현대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일본 원정경기에서도 지역 팬들의 사랑을 재확인한 것으로 작은 위안을 삼게 됐다.
전북은 16일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 70 스타디움에서 감바 오사카와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러 2-3으로 패했다. 2-2로 맞서다 후반 추가 시간 감바에 결승골을 내주며 운명을 갈랐다. 2-2 무승부로만 끝났어도 4강 티켓은 전북 것이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J리그에서 우라와 레즈 못지않게 열성적인 팬을 보유한 감바는 홈 이점을 확실히 보여주며 전북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9천284명의 관중이 모여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원정팀의 기를 꺾는데 힘을 모았다.
전북 팬들이 원정 응원을 오기는 쉽지 않았다. 가까운 일본이라지만 평일 경기라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그동안 K리그 팀들의 해외 원정 경기에 직접 응원에 나서는 원정 응원단 규모는 많아야 50명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전북은 팬들의 응원 면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원정 응원단 300여명이 몰려와 응원전을 펼쳤다. 녹색 전북 유니폼은 물론 구단에서 1만원에 판매하는 녹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팬들이 끝까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해줬다.
개별적으로 원정 응원에 나선 팬들도 있었지만 전북이 상호교류협정을 맺은 전주의 기전대학교 학생들도 다수 경기장을 찾았다. 기전대는 매년 우수 학생들에게 일본 연수 기회를 부여하는데 올해 오사카를 찾았고 현지 일정 중 전북 경기 관람 프로그램을 넣었다.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전북은 올해 연고지역의 전북대, 기전대 등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상호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에 힘입어 홈경기 관중도 증가해 클래식 30라운드까지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 흥행 구단인 수원 삼성, FC서울을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기전대 학생들은 전북 원정 응원 팬들과 함께 모여 경기 시작 전부터 열띤 응원을 펼쳤다. 감바 팬들과 수적으로 비교할 바는 아니었지만 함께 뭉쳐 기세를 드높였다. 응원가를 잘 모르는 팬들도 자연스럽게 몇 차례 반복하면서 한목소리를 내니 응원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경기의 승부는 전북의 아쉬운 역전패로 끝났지만, 응원단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러 오는 선수단에 따뜻한 박수를 보내줬다.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아쉬웠던 경기 결과를 자양분 삼아 전북의 열성 축구 팬이 또 늘어났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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