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하나만 앞쪽에서 맞으면 될 것 같은데요." 하준호(kt 위즈)는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7월 5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2개월 만의 1군 등록이었다. 손꼽아 기다리던 1군 복귀였지만 표정이 밝지는 않다.
뚝 떨어진 타격감 때문이다. 하준호는 복귀 일정이 다소 뒤로 밀렸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복귀 준비를 하던 과정에서 다시 다쳤다.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하준호는 "너무 서둘렀다"며 "빨리 1군에 올라오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하준호는 지난 5월 2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유니폼을 입었다. 함께 이적한 장성우(포수)와 함께 kt에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롯데 시절 좀처럼 잡기 어려웠던 출전 기회가 늘어나자 하준호는 물 만난 고기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올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1할6푼6리에 머물렀던 타율도 가파르게 올랐다. 5월 월간 타율 2할8푼을 기록했다. 6월 들어 2할6푼6리로 조금 떨어졌으나 4홈런 10타점으로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kt도 개막 후 2개월여의 부진을 털어내고 상승세를 탔다.
7월 들어 하준호의 방망이는 더 매서워졌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까지 출전한 4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7월 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한 타석에 나와 무안타에 그쳤을 뿐 3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쳤다.
그런데 종아리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준호는 "당시 피로골절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참고 뛰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번 떨어진 경기 감각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그는 "처음에는 통증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라운드에 나가 출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다.
하준호는 "내 스스로 부상을 키운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1군 복귀 후 줄어든 출전 기회가 마음에 걸린다. 복귀 후 대타로 4타석에 나왔는데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그는 "조급해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긴 하는데 솔직히 잘 안된다"고 했다. 이른 시간 안에 빗맞은 안타라도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타격감을 되찾는 게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하준호는 "한창 타격감이 좋았을 때 다쳐버렸다"며 "시즌을 망쳐버린 셈이지만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고 얘기했다.
하준호는 올 시즌 지금까지 66경기에 나와 타율 2할6푼6리 5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kt에서 뛴 경기만 따진다면 54경기 출전에 2할8푼2리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지난해 성적(31경기 출전, 타율 2할3푼3리)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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