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kt 위즈는 올 시즌 초반 마땅한 마무리감을 찾지 못했다. 당초 구상은 베테랑 투수인 김사율이 뒷문을 맡는 것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사율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 마무리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조범현 kt 감독도 김사율의 경험을 믿고 그를 마무리로 낙점했다.
하지만 김사율은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kt는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가 제역할을 할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다.
결국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장시환이 마무리를 꿰찼다. 조 감독은 중간계투진에서 롱맨 역할도 가능했던 그를 마무리로 기용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장시환이 본격적으로 뒷문을 맡은 뒤부터 kt는 상승세를 탔다. 이제는 상대에게 맥없이 승리를 헌납하는 팀이 아니다.
그런데 장시환이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을 먼저 마감했다. 마무리 투수에 공백이 생기자 조범현 감독은 "엄상백을 뒤로 돌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마무리 후보가 나타났다. 조무근이 주인공이다.
조무근은 10일 현재 8승 3패 1세이브 2홀드를 기록하며 크리스 옥스프링(9승 10패)에 이어 팀내 다승 2위다. 조무근은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주로 중간에 마운드에 올라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마무리로 나오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고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다시 만난 LG를 상대로 구원승을 올렸다. 장시환이 전력 이탈한 상황에서 조무근이 대체카드로 떠오른 것이다.
조무근은 "새로운 보직이긴 하지만 괜찮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팀 승리를 지켜낼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8승째를 올린 10일 LG전에서는 9회초 1실점하긴 했으나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켜냈다. 그는 "실점 상황은 아쉽다"며 "수비 덕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조무근이 마무리에서 경험을 쌓는 일은 kt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조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에서는 젊은 투수들이 어떤 보직에 어울리는지 테스트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전만큼 좋은 시험무대는 없다. 지난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서 심재민이 선발 등판한 부분이 좋은 예다.
조 감독의 판단과 상황에 따라 조무근도 마무리가 아닌 다른 보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무근의 최근 구위와 성적을 살펴보면 당분간 kt 뒷문은 그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조무근은 36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중이다. 올 시즌 지금까지 1군 마운드에 오른 29명의 kt 투수들 중에서 가장 낮다.
한편 조무근은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그는 '프리미어12'에 참가 예정인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에 kt 선수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조무근은 "대표팀 발탁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있다"며 "대표팀에서 만약 뛰게 된다면 큰 영광이다. 최종 엔트리 포함 여부를 떠나서 더 열심히 뛰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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