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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이명기, SK 톱타자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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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324-16도루 74득점 팀 내 1위…"30도루면 톱타자 완성"

[한상숙기자] 고군분투. 올 시즌 SK 와이번스 이명기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이명기는 SK에서 유일한 3할 타자다. 최정과 김강민, 이재원 등 주포들이 부침을 겪는 사이 이명기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7일 현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2푼4리(429타수 139안타) 16도루 25타점 74득점.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뛰었고, 가장 많은 안타와 도루, 득점을 올렸다.

꾸준한 활약이 이명기의 강점이다. 4월 타율 3할9리로 출발한 이명기는 5월 2할6푼5리로 잠시 주춤했을 뿐, 6월 4할9리, 7월 3할5푼1리, 8월 3할3푼3리로 변함없이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명기는 "경기 전 연습할 때 나만의 감각에 집중한다. 멀리 치는 연습을 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나는 정확한 포인트에 공을 때리는 연습을 한다. 높은 공은 골라내고, 바깥쪽은 밀어서, 몸쪽은 당겨서 치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니 경기에서도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맹타의 비결을 밝혔다.

이명기의 활약 덕분에 SK는 1번 타자 고민을 날렸다. 지난해 83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28타점 54득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열어젖힌 이명기는 올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SK의 톱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그래도 이명기 자신은 "아직은 부족한 것투성이다. 더 배워야 한다"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타격과 수비는 많이 좋아졌다. 기동력만 조금 더 올라오면 1번 타자로 완성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명기 역시 기동력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초반에 견제사를 많이 당했다. 도루 운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시즌 종료 후에는 부족했던 주루 연습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2013시즌 당했던 발목 부상 여파도 있었다. 이명기는 "왼발목이다 보니 도루 스타트할 때 영향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명기는 발목의 피로 누적을 우려해 휴식으로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기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다. 팀 내 가장 많은 139안타를 때렸고, 16도루, 74득점 역시 1위다. 출루율도 3할7푼7리로 가장 좋았다.

이명기는 "개인 성적은 욕심 없다. 팀이 꼭 5강에 들어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회하지 말자'는 좌우명이 이명기를 움직였다. 그는 "야구장에서 많은 생각을 안 한다. 하루하루 그날 경기에만 집중한다. 본헤드 플레이 후 집에 오면 기분이 안 좋다.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 쏟아붓고,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다 보니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했다.

경기 후 집에 도착하면 늦은 시간에도 아들을 반겨주는 부모님이 있기에 이명기는 더 힘이 난다. "어머니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부모님이 좋아해 주시니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노력만큼 성과가 따르니, 이명기는 야구가 즐겁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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