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는 막차, 5위 자리를 향한 경쟁이 묘하게 흐르고 있다.
31일 현재 5위는 한화 이글스. 한화는 57승61패(승률 0.4830)의 성적으로 6위 KIA 타이거즈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 있다. KIA의 성적은 56승60패(승률 0.4827). 한화와 KIA의 승률은 겨우 3모 차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순위표로 드러난 것과는 조금 다르다. 잘해서 치열한 것이 아닌, 부진해서 치열한 경쟁이다. 두 팀 모두 승률이 5할 밑으로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한화는 최악의 8월을 보냈다. 25경기를 치러 9승16패의 성적에 그친 것. SK 와이번스와 함께 8월 월간 성적 최하위다. 8월 중순 7연패의 늪에 빠진 타격이 컸다. 이후 5위와 6위 자리를 오가는 중이다.
KIA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1~3선발 양현종-스틴슨-임준혁이 등판한 3경기를 모두 내주는 등 최근 5연패에 빠졌다. 한화의 부진은 KIA로서는 5위 자리를 굳힐 좋은 기회였지만 오히려 6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7, 8위인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가 치고 올라오는 것도 아니다. SK도 2연패, 롯데도 3연패를 당했다. SK는 1.5경기, 롯데는 3경기의 승차로 5위를 뒤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화와 KIA가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한화와 KIA는 오는 9월1일부터 한화의 제2 홈구장인 청주구장에서 2연전을 펼친다. 양 팀이 1승씩을 나눠갖는다면 순위와 승차에 변동이 없다. 하지만 만약 어느 한 팀이 2연전을 독식한다면 5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중요한 일전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KIA가 7승5패로 한화에 앞서 있다. 특히 KIA는 지난 7월31일부터 대전구장에서 열린 3연전을 싹쓸이하며 한화에 아픔을 안겼다. 이후 KIA는 멀어졌던 5위 경쟁에 합류하게 됐고, 한화는 안정적이던 5위 자리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연전에서는 1승1패로 팽팽히 맞섰다. 22일 경기에서는 양 팀 에이스 로저스와 양현종이 맞붙은 빅매치가 열린 가운데 한화가 3-0으로 승리했지만, 23일에는 KIA가 9-4로 승리하며 설욕했다.
두 팀은 약 일주일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번에는 한화도, KIA도 에이스 카드를 꺼내지 못한다. 로저스는 체력 저하라는 표면적인(?)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 양현종 역시 지난 28일 kt 위즈전에 등판한데다 손목에 타구를 맞는 부상까지 당했다. 단순 타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
누구도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결국 5위 경쟁의 승부는 맞대결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힘빠진 5위 후보' 한화와 KIA 모두 청주에서 벌어지는 이번 2연전에 전력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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