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발에서 불펜으로, 그리고 다시 선발로. 한화 베테랑 투수 배영수의 2015시즌은 다사다난하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가는 시점. 한화는 5위 KIA에 한경기 차로 뒤진 6위를 기록 중이다. 13일 목동 넥센전부터 시즌 최악의 7연패에 빠져 순위가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이후 3승 2패를 거뒀으나, 5위 탈환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그 사이 한화 마운드가 흔들렸다. 윤규진이 우측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권혁의 평균자책점은 전반기 4.01에서 후반기 6.10으로 치솟았다.
송창식은 8월 들어 선발로 3차례 등판했고, 불펜으로도 4번 나섰다. 올 시즌 8승 9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 중인 탈보트는 지난달 2일 광주 KIA전 이후 승리 없이 5패만 당했다.
배영수도 변화를 겪었다. 윤규진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이던 배영수가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는 선발보다 불펜이 나을 것 같다. 본인도 불펜이 더 편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계산이 빗나갔다. 배영수는 19일 대전 NC전부터 3경기에 구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5.00으로 부진했다. 3이닝을 던지면서 17타자를 상대해 62구를 던졌고, 홈런 포함 5안타를 내주며 5실점 했다. 한화는 배영수가 등판했던 3경기서 모두 졌다.
배영수의 다음 임무는 선발 등판이다. 배영수는 28일 마산 NC전에 선발 예고됐고 이태양과 맞붙는다. 김성근 감독이 막판 순위싸움을 위해서는 선발과 중간 보직에 관계없이 등판한다는 총력전을 선언한 가운데, 배영수가 다시 선발로 나선다.
최근 5경기서 3승 2패를 거두는 동안 한화 선발진은 총 28.2이닝을 소화했다. 안영명이 2경기서 8이닝, 탈보트가 1경기서 5.2이닝을 던졌고, 로저스가 2경기서 15이닝을 책임졌다. 한화는 승리의 열쇠와도 같았던 로저스가 27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바람에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로저스가 다음 등판할 때까지 최대한 승수를 벌어들이는 게 한화의 현실적인 목표다. '괴물 투수'라 불리던 로저스마저 NC전 심판 판정에 평정심을 잃고 흔들리는 바람에 한화가 휘청했다. 28일 선발 임무를 맡은 배영수가 노련함을 앞세워 안정적인 투구로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올 시즌 한화의 퀄리티스타트는 총 26차례로, kt와 함께 가장 적었다. 탈보트가 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배영수는 16번의 선발 등판 중 3차례에 그쳤다. 2회 1할9푼인 피안타율이 4회 3할3푼3리, 5회 3할5푼으로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바람에 조기 강판되는 경기가 많았다.
배영수는 2000년 삼성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4시즌 동안 394경기 출장해 124승 98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뒤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제 '배영수'의 이름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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