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양현종(KIA)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토종 최고 투수 중 하나인 양현종은 최근 다시 급상승 페이스를 탔다.
지난 4일 목동 넥센전 패전(5이닝 8실점) 때만 해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제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 3경기 19.2이닝 13피안타 3실점에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2일 광주 한화전에선 6이닝 6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타선 지원 부족으로 5패째를 당했지만 투구내용은 크게 흠잡을 데 없었다.
양현종의 최근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또 한 번 영광의 순간을 노려봄직하다. 바로 지난해 처음 제정된 '최동원상' 2연패가 가시권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선발 29경기 171.1이닝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에 탈삼진 165개를 기록했다. 최동원상의 선정기준인 30경기 180이닝 15승 150탈삼진 15퀄리티스타트 평균자책점 2.50에 가장 근사치의 성적을 올렸다. 수상 조건을 모두 채우지는 못했지만 조건에 가장 가까운 토종선수라는 점에서 큰 상의 주인공이 됐다. 최동원상 선정위원회는 여건이 무르익기까지 당분간 국내투수들만 대상으로 수상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올 시즌에도 양현종의 모습은 독보적이다. 25경기(선발 24경기)에 나서 150이닝을 소화했다. 12승5패에 탈삼진 125개, 평균자책점 2.34의 성적을 올렸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다이닝 3위, 다승 3위, 탈삼진 3위, 선발등판 공동 1위에 해당한다. 평균자책점은 외국인까지 모든 선수들을 망라해 독보적인 1위다.
퀄리티스타트(16번)에서도 국내 선수 중 단연 선수다. 다승부문에선 유희관(두산, 16승), 윤성환(삼성, 13승), 최다이닝은 윤성환(160이닝), 유희관(155.1이닝), 탈삼진 부문에선 차우찬(삼성, 143개), 윤성환(삼성, 140개)에게 뒤진다. 선발등판 부문은 장원준(두산), 윤성환(삼성, 이상 24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부분에서 3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꾸준한 등판과 이닝소화력, 그리고 타자를 압도하는 능력 및 실질적인 경기 지배력에서 단연 국내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시즌 끝까지 이런 모습을 유지한다면 양현종은 지난해 최동원상 선정기준의 조건을 거의 대부분 채우게 된다. 28일 현재 KIA는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수치상 양현종은 5∼6경기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하다. 잔여 시즌 동안 시즌 평균의 기록을 매번 기록한다고 가정할 경우 선발 30경기, 180이닝 탈삼진 190개에 15승을 노려볼 수 있다. 최동원상 수상 기준의 6대 부문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퀄리티스타트는 이미 기준(15번)을 넘어섰다.
물론 아직은 가정일 뿐이다.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5강을 향해 달려가는 KIA는 더욱 험난한 경기가 예고되고 있다. 자연히 에이스 양현종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시즌 초·중반에 비해 더욱 커질 게 명약관화다. 양현종은 28일 수원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26번째(선발 25번째) 등판한다. KIA의 '가을야구'와 최동원상 2연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향해 양현종이 막판 스퍼트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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