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3, 레버쿠젠)이 자신의 축구 기본을 쌓았던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상업적 가치가 높고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한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머물며 메디컬테스트를 받았고 계약을 위한 마지막 조율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여왔던 토트넘과 최종 협상이 완료되면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적료는 2천200만파운드(약 402억원)로 추정된다.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손흥민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미트 감독은 독일 쾰른 지역지 쾰르너 슈타트를 통해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더 이상 뛸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구단에도 선수 보강을 요청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손흥민의 이적 결정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아쉬움을 섞어 말했다.
일부 외신은 손흥민이 레버쿠젠을 무단으로 이탈해 토트넘 입단 계약을 위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 것처럼 보도했다. 손흥민의 절친 하칸 찰하노글루는 "손흥민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 내 전화와 문자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실망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황상 손흥민 측은 구단의 최고위층과 이적 관련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 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이적을 원하는 구단에 메디컬테스트를 받는다는 것은 원소속 구단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다. 아마 단장 등 일부 인사만 알았을 것이다. 선수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적 관계에서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만 봐야 한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토트넘의 메인 스폰서인 보험회사 AIA의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AIA는 아시아 시장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 확보가 절실했고 몇몇 선수를 저울질했다. 실패 사례도 있었고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최종 검토 끝에 손흥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손흥민의 실력은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검증됐다. AIA가 토트넘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문제도 없다. 손흥민을 데려오면 한국 대기업 등 스폰서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에 합류하면 손흥민은 윙어로 뛸 전망이다. 에릭 라멜라가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으로 이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대체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기존의 무사 뎀벨레, 안드로스 타운젠트와 비교해도 절대 기량이 떨어지지 않는다.
원톱 자원인 해리 케인은 지난해 프리미어리그에서 21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다. 레버쿠젠에서 경험했던 원톱 슈테판 키슬링과 비슷하게 결정력이 좋고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도움 능력도 갖춘 손흥민이 케인을 잘 활용하면 공격포인트 쌓기는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좋은 손흥민의 움직임이 케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슈미트 감독이 손흥민의 폭발력을 다소 떨어트리는 전술을 썼다면 속도전을 해야 하는 토트넘에서는 반대 상황이 될 수 있다. 토트넘은 강한 압박과 점유율을 높이는 플레이를 한다. 손흥민이 양발을 모두 활용하고 2선 공격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적응도 기대 가능하다. 몸싸움 능력만 더 향상되면 프리미어리그 연착륙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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