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 순위표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위 전북 현대(56점)는 요지부동이지만 2위 수원 삼성(46점)이 부상자만 10명이 나오면서 향후 레이스가 위태로워졌다. 그 사이 3위 포항 스틸러스, 4위 성남FC, 5위 FC서울(이상 41점)이 5점 차로 접근했다.
하위권은 꼴찌 대전 시티즌(11점)이 26라운드에서 시즌 2승을 거두면서 11위 부산 아이파크(21점)와 10점 차로 줄였다. 쉽게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13경기(4무 13패) 무승 끝에 승리를 얻어 부담을 털었다. 꼴찌의 진정한 반란은 27라운드가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윤정환 감독이 말하는 반전은 수원전? (22일 19시, 수원-울산, 수원월드컵경기장)
집권 1년차 울산 윤정환 감독은 '차라리 전임 조민국 감독이 더 낫다'는 말까지 듣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울산과 어울리지 않는 10위라는 성적 때문이다. 울산의 순위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이 가용 인원이 총 19명밖에 남지 않은 수원과 만난다. 울산이 부상병동으로 신음하는 수원을 넘는다면 숨 좀 돌리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윤 감독의 능력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
윤 감독은 수원전에서 반전을 꾀하겠다고 했다. 매 라운드마다 반전을 말하고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는데 이번은 어떨까. 수원은 위기감 속에서 선수단이 다시 똘똘 뭉쳤다. 수비라인 붕괴를 단합으로 막자는 의지다. 수원의 하나 된 마음을 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이 지혜롭게 넘을 수 있을까.
◆아드리아노 없어도 되겠죠? (22일 19시, 서울-대전,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에 복덩이가 된 아드리아노는 대전전에 결장한다. 임대도 아닌 완전 이적인데 계약상 친정팀 대전전에 나오지 않기로 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아드리아노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며 모두 이겼던 서울 입장에서는 새로운 공격진을 시험해 볼 기회다. 역시 박주영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대전은 서울의 화력을 견디면서 완델손이 또 폭발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서울을 넘는다면 최문식 감독의 대대적 팀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물론 대전은 이상만 가지고 운영이 가능한 팀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질식의 끝을 볼 수 있으려나 (22일 19시, 성남-부산, 탄천종합운동장)
성남은 10경기 무패를 달리며 상위권에 버티고 있다.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강력한 조련 아래 최소 실점 2위(24실점)라는 끈끈한 수비력을 기본으로 한 팀이 되고 있다. 부산전을 승리하면 단독 3위도 가능하다. 성남의 한 프런트는 "지금 실력이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른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성남이 잡아야 하는 부산은 수비적인 팀이다. 공격력은 떨어져도 '질식수비'의 원조답게 수비를 그런대로 해왔던 팀이지만 최근 10경기 연속 실점을 하며 팀 색깔이 옅어졌다. 성남이 부산까지 무릎을 꿇린다면 자력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도 욕심을 내볼 수 있다.
◆이근호, 또 터져야 하는데 (22일 19시, 전북-인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최강희 감독의 모든 신경은 오는 26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쏠려있다. 클래식을 대충 치르는 것은 아니지만 감바와 홈경기에서 승리를 해야 2차전 원정이 수월하다. 이 때문에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임대 영입한 이근호의 컨디션이 올라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근호는 2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골맛을 보며 자신감이 살아났다. 하지만 인천은 최소 실점 1위(22실점) 팀이다. 닥공의 전북이 인천의 짠물 수비를 뚫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생결단의 싸움이다! (23일 19시, 광주-제주, 광주월드컵경기장)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기간 홈 경기를 치를 수 없었던 광주는 홈으로 돌아왔지만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구장 그라운드가 누더기에 가까운 상태다. 선수들도 계속된 원정으로 많이 지쳤다. 이기겠다는 마음은 간절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동아시안컵을 경험하고 온 이찬동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는 제주도 마찬가지다. 상위권에서 어느새 9위(30점)까지 내려갔다. 올해 거둔 8승 중 원정 승리는 2승에 불과하다. 광주에는 승점 1점차로 뒤처져 있는데 패하면 간격이 벌어진다. 내용과 상관없이 이기고 볼 일이다.
◆광양만 루니와 라인브레이커의 승자는? (23일 19시, 전남-포항, 광양축구전용경기장)
또 제철가(家) 더비가 찾아왔다. 올해는 맞대결에서는 포항이 전남에 1승 1무로 앞서있다. 포항은 최재수 영입 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전남은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물론 양 팀의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하다. 전남은 3경기 무승을 깨고 싶고 포항은 5경기 무패를 이어가고 싶어한다. 골잡이 '광양만 루니' 이종호의 결정력을 원하는 전남과 상대 수비라인을 잘 깨는 김승대의 재능에 기대를 거는 포항,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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