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FC서울이 제대로 된 공격수를 얻었다.
대전 시티즌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아드리아노가 서울의 복덩이로 자리잡았다. 아드리아노는 19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서울의 4-2 승리에 최고의 기여를 했다.
아드리아노 덕분에 서울은 3연승을 달리며 5위를 유지했다. 포항 스틸러스, 성남FC(이상 41점)와 승점은 같고 골득실에서 뒤졌을 뿐이다.
서울 이적 후 아드리아노는 평균실력이 좋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골 감각이 불을 뿜고 있다. 지난 12일 울산전에서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골맛을 보더니 이번 부산전에서는 전반 33분 심상민의 왼쪽 가로지르기를 헤딩해 선제골을 넣었다. 수비수 사이에 숨어 있다가 순식간에 볼의 방향에 따라 움직여 만들어낸 골이었다. 후반 41분에는 윤주태에게 절묘한 패스로 도움을 기록하더니 45분에는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해 대전의 골잡이로 군림하며 클래식 승격에 일등 공신이 됐다. 27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에 올랐고 대전을 한 시즌 만에 클래식으로 복귀시키는데 앞장섰다. 다소 게으르고 훈련도 성실하게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실력이 약점들을 가려줬다. 개인기에 대한 과신이 있어 팀플레이를 해친다는 평가도 있었다.
올 시즌 클래식 무대에서도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지 의심을 사기도 했지만, 대전 소속으로 7골을 넣으며 충분히 클래식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전이 꼴찌로 처져 선수단 물갈이를 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아드리아노는 분명 이름값을 했다.
서울 이적은 아드리아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처럼 보인다. 서울로서는 아드리아노의 골 능력과 함께 다른 선수들까지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박주영과 호흡이 잘 맞는다. 수비 사이로 빠져 들어가는 아드리아노의 움직임과 박주영의 질 높은 패스가 맞아떨어지면서 상대 허점을 제대로 파고 있다.
서울은 전반기 내내 공격조합의 부조화로 고민이 많았다. 정조국-박주영 등 다양한 조합을 시도했지만, 상대의 수비에 묶이거나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드리아노의 움직임은 공격 파트너 박주영은 물론 몰리나까지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고 있다. 후반 조커로 나선 윤주태도 아드리아노와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서울이 여기서 더 기대하는 것은 아드리아노를 통해 박주영까지 완전히 살아나는 것이다. 박주영은 7월 이후 치른 7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움직임이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특유의 공격 본능을 엿보게 하는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아드리아노와 호흡을 맞추며 박주영까지 위력을 더하면 서울은 상위권 판도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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