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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베테랑', 빈틈 없는 조연진 '특급 캐스팅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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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조승우·김해숙의 우정출연 vs '베테랑' 정웅인의 한 방

[권혜림기자] 여름 극장가를 호령할 두 편의 한국 영화 '암살'과 '베테랑'은 쟁쟁한 주연 캐스팅 뿐 아니라 빈틈 없는 조연진으로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각각 최동훈, 류승완이라는 이름난 감독의 신작인 동시에 부지런히 충무로를 누벼 온 배우들이 한데 모인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암살', 전지현·이정재만 있나…빈틈 메운 조연들

지난 22일 개봉해 올해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암살'(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에는 특별 출연이라는 크레딧으로 묶어두기 아까운 두 명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최 감독과 전작 '타짜'에서 작업한 배우 조승우, '도둑들'에서 호흡했던 김해숙이다.

독립군들의 연락책인 경성 아네모네 다방의 마담으로 분한 김해숙은 특유의 기품을 풍기며 전지현, 조진웅, 최덕문 등과 끈끈한 호흡을 나눴다. 조승우는 김구와 교류하며 독립운동진영의 선봉에 섰던 김원봉 역을 맡았다. 단단한 내공의 배우들이 감독과의 인연으로 작은 배역을 도맡으며 영화의 풍미를 더했다.

친일파 강인국으로 분한 이경영은 그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고 표현할 정도의 악역을 연기했다. 조국, 독립, 민족 같은 키워드는 강인국의 뇌리에 없다. 그저 돈만을 바라보고 친일 행각을 일삼는 인물로 변신했다. 다작 배우로 손꼽히는 이경영이지만, '암살'에서 선보인 연기는 유독 또렷한 색깔을 자랑했다.

일본 장교 카와구치 역의 박병은도 섬뜩한 얼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정우, 오달수와 호흡한 장면들에선 때로 예상 못한 웃음을 안기기도 하지만, 혈색 없는 피부와 도통 속이 읽히지 않는 가면 같은 표정은 캐릭터의 차가움을 직관적으로 알게 한다.

강인국의 집사로 분해 안옥윤 역 전지현과 오묘한 서스펜스를 연출한 김의성, 경쟁작 '베테랑'에 앞서 '암살'로 관객을 만나는 진경의 활약도 기억할 만하다. 김의성은 호평을 얻었던 영화 '소수의견'에 이어 이번에도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쳤고, 강인국의 아내 안성심으로 분한 진경은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두 배우의 호흡이 돋보인 영화 초반부의 시퀀스 역시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영사관 직원으로 등장한 허정도는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염석진 역 이정재와 몇 장면을 이끌며 특유의 냉소적인 연기를 맛깔지게 해냈다. 쉽지 않았을 김구 역을 맡아 회자되고 있는 김홍파나, 강렬한 엔딩을 장식하는 명우 역 허지원의 활약도 빼놓긴 아깝다.

'베테랑', 배성우부터 정웅인까지…이 정도면 특급 캐스팅

'베테랑'은 넘치는 에너지와 쉴 틈 없는 속도감으로 관객의 멱살을 잡아 끄는 오락 영화. 황정민과 유아인, 오달수 등 주가 높은 배우들의 결집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뚜껑을 연 '베테랑'에는 이들 이상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조연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특히 중고차 매장 업주로 분해 영화의 초반부 관객의 배꼽을 빼놓는 데 성공한 배성우의 활약은 놀라움 그 자체다. 극을 이끄는 광역수사대 대원들이 나름의 호흡으로 팀워크를 그려냈다면, 배성우는 이들에 맞서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누볐다.

신예 엄태구는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 분)의 수하인이자 격투 연습 상대로 분했다. 영화의 주요 반전에 힘을 싣는 인물인 동시에, 인간미 없는 조태오의 성격을 보여주는 매개이기도 하다. 영화 '잉투기'와 '차이나타운' 등에서 활약한 엄태구는 이번 영화에서도 제 몫을 다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서도철(황정민 분)과 인연을 맺고, 결과적으로 광역수사대에 조태오의 행태를 알리게 되는 인물 배기사 역은 물 오른 배우 정웅인이 연기했다. 배기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와 연민을 자아내게 하는 인물이자 극을 관통하는 핵심 캐릭터이기도 하다. 배기사의 아내로는 JTBC 드라마 '밀회',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등에서 활약한 장소연이 등장해 반가움을 안긴다.

광역수사대 총경 역을 맡은 천호진은 예상 못한 면모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을 연기한다. 근엄하고 진중하게만 보이는 총경의 표정 뒤, 숨은 의리와 인간미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조태오와 얽힌 여배우들로도 눈에 띄는 연기자들이 출연했다. 톱스타 다혜 역은 유인영이, 신인 여배우 역은 박소담이 연기했다. 조태오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송영창과 그의 오른팔로 분한 김응수의 호흡도 영화에 활력을 더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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