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우완투수 김지용(27)은 미래의 불펜 필승조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김지용은 올 시즌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김지용은 신인이던 2010년 1군 무대 5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88의 성적을 남긴 뒤 2011년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지난해 다시 2군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올 시즌 김지용의 1군 성적은 14경기 등판 1패에 평균자책점 6.43(21이닝 15자책)이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1군 경기를 경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2.35(7.2이닝 2자책)로 준수하다.
김지용이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린 것은 지난 11일 한화전에서였다. 당시 김지용은 선발 장진용이 0.2이닝 3실점(2자책)하고 조기 강판하자 1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2사 1,2루의 위기에서 주현상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김지용은 5회초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3.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가 연장 끝에 3-5으로 패한 것이 아쉬웠지만 김지용은 생애 첫 승리투수가 될 뻔한 호투를 펼쳤다. 이후 김지용에게는 아직까지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거의 5년만에 밟고 있는 1군 무대. 김지용은 "관중들이 많은 곳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신난다. TV에도 많이 나오고 알아봐 주시는 팬들도 많다"며 "그런데 확실히 1군 타자들은 수준이 다른 것 같다"고 오랜만에 1군에서 뛰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김지용의 주무기는 슬라이더. 양상문 감독이 "슬라이더만으로도 1군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빠른공도 시속 140㎞ 중반대까지 나온다. 여기에 김지용은 배짱도 좋다. 마운드 위에서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올 시즌 21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은 5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볼넷을 남발하며 답답한 투구를 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하는 비율이 높다. 올 시즌 허용한 25개의 안타 중 홈런이 4개, 2루타가 9개다.
김지용은 "제구만 된다면 언제든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시즌 초반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을 때도 이상하게 전혀 떨리지 않았다"며 "지금은 어떤 상황이든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 언제라도 마운드에 올라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간 불펜 평균자책점 1위(3.40-4.22) 자리를 차지했던 LG는 올 시즌 '불펜 왕국'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2일 현재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05로 7위. 기존 선수들의 분발과 함께 새얼굴들이 나와줘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김지용에게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