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만에 3연승 행진을 벌이며 웃었다. 롯데는 2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2-1로 이겼다.
롯데는 한화 이글스에게 2연승을 거두고 전반기를 마감했는데 후반기 첫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하며 3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NC전 승리의 주역은 김주현과 브룩스 레일리였다.
김주현은 1-1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레일리는 1실점 완투를 했다.
롯데의 3연승은 지난 5월 23일 LG 트윈스전부터 26일 SK 와이번스전에서 거둔 이후 2개월 만이다. 여전히 8위에 머물러 있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연승만큼 좋은 게 없다.
이제 4연승을 노리는 롯데의 22일 NC전 선발투수는 송승준이다. 송승준은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슬로 스타터로 분류되는 송승준이기에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지난 6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6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이후 한 달 넘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덩달아 팀 성적도 하강 곡선을 그렸다.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던 건 아니다. 잘 던지고도 타선이 침묵해 승수를 보태지 못한 경우도 꽤 있었다. 지난 2일 마산 NC전과 7일 잠실 LG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송승준은 각각 7이닝, 8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 제 역할을 다했지만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송승준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가 특히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1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내려왔다.
그는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별로였다"며 "최근 들어 가장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럴 때일수록 가볍게 공을 던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 송승준은 "너무 세게만 던지려다 보니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송승준은 당시 4.1이닝을 소화했고 82구를 던지는 동안 7피안타를 기록했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한화에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송승준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승계주자를 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뒤이어 나온 심수창이 점수를 내줘 송승준의 자책점이 됐다.
송승준은 "(심)수창이가 경기가 끝난 뒤 미안해 하던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불펜투수들에게 고마워할 사람은 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발로 최대한 긴 이닝을 던져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중간계투로 나오는 투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후반기 첫 3연전 결과가 중요하다는 걸 송승준은 잘 알고 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조쉬 린드블럼이 이번 NC와 3연전에 등판이 힘들기 때문에 송승준은 자신이 선발로 나서는 경기를 꼭 승리로 이끌고 싶다는 각오다.
롯데는 최근 선수단 전체뿐 아니라 투수조 미팅도 자주 가졌다. 송승준은 "말은 참 쉽지만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경기에 뛰자고 했다"며 결과가 안좋게 나오더라도 두려움 없이 뛰었으면 한다. 마음먹은 대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지만 나부터 먼저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송승준도 '사연'이 많은 선수다. 경남고 재학시절 최고 유망주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혔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1999년 보스턴과 계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빅리그 입성을 눈앞에 뒀지만 불의의 부상을 당해 기회를 놓쳤다.
몬트리올,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를 거쳤으나 그토록 원했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끝내 밟지 못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국내 복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승수에 대한 미련은 마음 속에서 지운 지 오래다. 그는 "2008시즌 전반기에만 9승을 올렸다. 그런데 그 해 12승(7패)에 그쳤다. 후반기에 3승만 올렸을 뿐이다. 승패 결과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송승준은 "팀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후반기 목표"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롯데가 올 시즌 마지막으로 4연승을 거둔 것은 지난 5월 15일 kt위즈전부터 19일 KIA전까지다. 2개월여 만에 4연승에 도전할 기회를 맞았다. 선발 출격하는 송승준의 어깨가 무겁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