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지난 4월, KBS 2TV 파일럿 예능 '나를 돌아봐'(연출 윤고운)가 첫 전파를 탔다. 신선한 콘셉트의 예능,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자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동시에 깊은 통찰의 시간을 선사했다. 4부작 '나를 돌아봐'는 3회 만에 정규편성을 확정지었다. 김수미와 장동민은 '갓수미-갓동민' 커플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규편성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출 것임을 약속했다.
3개월 만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이번엔 정규방송이다. 논란이 됐던 출연자들을 물갈이 했고,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게 화근이 됐다.
'막말논란'을 일으켰던 장동민이 하차하고 박명수가 합류했다. 파일럿부터 출연했던 김수미는 파트너 장동민의 거취를 제작발표회 전날 기사로 접했다. 기사에는 악성댓글이 쏟아졌다. 김수미는 정신적 충격으로 가위를 들어 직접 머리를 잘랐다. 제작진에 '이렇게는 못하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밤을 꼬박 새우고 제작발표회장을 찾은 김수미는 "안티 글때문에 자살하는 후배들의 심정을 이해하겠다"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가뜩이나 예민한 김수미가 시청률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규-조영남 팀이 세 팀 중 시청률 점유율이 가장 떨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조영남이 발끈했다. "면전에서 이렇게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라며 "나는 이 자리에서 사퇴해야겠다"는 말을 남긴채 현장을 떠났다.
제작진은 이후 연락이 두절된 조영남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사이 김수미 역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던 김수미는 결국 제작진에 자진하차를 통보했다. 일부 매체에 '도저히 얼굴을 들고 방송을 할 수가 없다. 국민여러분과 후배들께 사과드린다. 시청률 압박에 오버액션을 해 물의를 일으켜 KBS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 점 죄송하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살아온 인생을 다시 돌아보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긴급 회의가 소집됐다.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모두 나서 김수미 설득에 나섰다. 조영남 역시 김수미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조영남은 이경규를 통해 김수미에게 꽃다발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말이 지났지만 사태는 제자리걸음이다. 첫 방송을 불과 나흘 앞두고 있지만 제작진은 여전히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련의 '나를 돌아봐' 사태가 안타까운 건,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편성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를 돌아봐'는 평범한 웃음을 떠나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깨달음을 선사하는 등 교훈적인 역할도 톡톡히 담당해왔기에 출연자 하차물의로 프로그램의 방향성마저 흔들릴까 염려된다.
제작진은 오늘(20일) 오전 중에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나를 돌아봐'는 24일 금요일 오후 9시3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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