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신재웅이 살아났다. 신바람을 살리지 못하고 다시 2연패에 빠진 LG 트윈스의 작은 위안거리다.
LG는 지난 8일과 9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팀 분위기를 많이 끌어올렸다. 그러나 10일과 11일, 한화 이글스에게 연패를 당했다. LG의 승패 차는 다시 시즌 최다인 '-10'까지 벌어졌다.
패배 과정이 안 좋았다. 10일 경기는 5-3으로 앞서다 5-5 동점을 허용한 뒤 9회초 필승 계투조 이동현과 봉중근이 3점을 내주며 5-8로 역전패했다. 11일 경기 역시 3-3으로 맞서던 연장 10회초 2점을 빼앗기며 3-5로 무릎을 꿇었다.
한 가지 위안을 찾자면 신재웅의 호투다. 신재웅은 10일 경기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 하나만을 내줬을 뿐 삼진을 3개나 잡아내는 피칭이었다. 11일 경기에서는 4번째 투수로 등판, 무려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난해 보여줬던 불펜 필승 카드로서의 면모가 되살아난 신재웅이다. 지난해 신재웅은 구속을 시속 150㎞대로 끌어올리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특히 2~3이닝 씩도 소화하며 양상문 감독의 마운드 운용을 편안하게 해줬다. 지난해 성적은 57경기 등판 8승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80.
하지만 올 시즌은 출발이 좋지 못했다. 부진으로 인해 지난 4월17일 처음 2군행을 지시받더니 6월27일에도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양상문 감독도 최대 고민으로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신재웅을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두 번째 2군으로 내려갔다 온 이후 신재웅은 달라졌다. 지난 7일 1군 등록과 함께 등판한 롯데전에서 0.2이닝 2피안타 2실점했지만, 안타 2개가 모두 불운한 내야안타였다. 이후 2경기에서는 1이닝을 넘게 소화하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구속도 꾸준히 시속 140㎞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재웅이 지난해 면모를 되찾자 굳건하던 이동현-봉중근 라인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동현과 봉중근은 10일 한화전 5-5 동점이던 9회초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점을 빼앗겼다. 이동현이 남기고 간 주자들을 봉중근이 모두 홈으로 들여보냈다. 이어 11일 경기에서는 당연히 등판해야 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팀 패배를 지켜볼 뿐이었다.
이동현과 봉중근이 조만간 컨디션을 회복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신재웅의 호투는 반가운 일이다. LG는 정찬헌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이탈 후 이동현-봉중근의 앞을 지켜줄 투수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신재웅에게 그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신재웅은 최근 몇 년 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구위가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선발 투수로 뛸 당시 '후반기의 사나이'라는 별칭이 붙었던 것도 그런 이유다. 점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신재웅의 구위가 LG 마운드에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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