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kt 위즈의 최근 도약 뒤에는 몇 가지 요인이 꼽힌다. 점점 나아지는 선발진, 연일 정신없이 화끈하게 타오르는 타선의 힘이 우선 꼽힌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물샐틈 없이 경기 후반을 틀어막는 불펜진이다.
kt 불펜은 사실 그렇게 강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김재윤·장시환, 두 '파이어볼러 필승라인'에 가려 있지만 시즌 전체 성적은 그다지 내세울 게 없다. 평균자책점 5.56(8위), WHIP 1.65(8위)에서 알 수 있듯 전반적인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평균자책점에선 롯데(5.66)와 두산(5.69), WHIP에서도 두산(1.66)과 롯데(1.78)에 앞서 있지만 차이가 큰 편은 아니다.
지난 6월 월간승적만 놓고 봐도 kt는 평균자책점 5.93(공동 9위), WHIP 1.68(10위)에 처졌다.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믿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7월 들어 불펜이 달라졌다. 지난 1∼2일 문학 SK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경기 중후반을 틀어막았다. 모두 5명의 구원투수가 나서 합계 8.1이닝 7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완전히 달라진 투구를 선보였다. 1일 김재윤과 장시환이 4.2이닝을 합작 1실점, 팀의 4-2 승리를 뒷받침하더니 2일에는 조무근, 주권, 심재민이 나서 3.2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비록 팀이 2-5로 패했어도 이들 구원진의 활약은 눈에 확 띄었다.
kt 불펜의 상승세는 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중단없이 이어졌다. 선발 엄상백이 1이닝만에 3안타 2볼넷 3실점 강판되자 2회부터 투입된 조무근, 최원재, 홍성용, 이창재는 나머지 8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 계투를 선보였다.
특히 전날 SK를 상대로 3타자를 상대해 볼넷 1개를 내주고 탈삼진 2개를 기록한 조무근은 하룻만에 나선 이날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3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 팀 역전승의 수훈을 톡톡히 세웠다. 1회 3점을 선취하며 기세를 올린 KIA 타선은 조무근의 강력한 구위에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조무근에 이어 등판한 3명의 투수도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 합작하며 KIA전 8연패 사슬을 끊는데 크게 일조했다.
정명원 kt 투수코치는 평소 "어린 선수들이 자신있게 던질 수만 있다면 오래지 않아 숨은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진 실력에 비해 주눅드는 모습이 보이면서 실력 이하의 모습에 그쳤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kt의 젊은 투수들은 점점 두려움을 떨쳐내는 듯한 모습이다.
연일 불꽃타를 터뜨리는 타선의 힘과 함께 불펜도 한껏 힘을 내면서 kt는 점점 약점을 하나씩 지워가는 느낌이다. kt 불펜의 강력한 뒷심이 팀의 고공행진을 소리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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