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흥행 보증수표' 최동훈 감독의 신작, 180억 원의 거대 예산,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한데 모인 캐스팅. 오는 7월 개봉을 앞둔 대작 '암살'은 여러 모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감독과 배우들은 개봉을 한달 여 앞두고 한데 모여 남달랐던 스케일의 영화 작업기와 캐스팅 배경 등에 대해 알렸다. 다수의 영화로 흥행성을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인기몰이를 이어온 전지현, 제2의 전성기를 누비고 있는 이정재 등이 '암살'의 흥행에도 탄력을 불어넣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22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최동훈 감독과 배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최덕문이 참석했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데다 충무로 드림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극 중 전지현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을, 조진웅은 신흥무관학교의 마지막 멤버라는 자부심을 지닌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을 맡았다. 최덕문은 역사에 이름을 한 줄 남기겠다는 목표로 손에 폭탄을 쥐고 작전에 뛰어든 황덕삼으로 분했다. 이정재는 이들을 불러모은 임시정부대원 염석진으로 변신했다.
하정우는 암살단의 뒤를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오달수는 하와이 피스톨의 그림자로 활약하는 영감을 연기했다.
무려 180억 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된 '암살'은 올해 여름 극장가의 가장 큰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이날 최동훈 감독은 쟁쟁한 배우들을 캐스팅한 배경, 영화의 작업기는 물론이고 막대한 제작비에 느낀 부담감 역시 털어놨다.
그는 "1930년대에 대한 영화를 반드시 찍고 싶었다"며 "보통 사람과 다름 없이 상식적 세계관을 가진 저로서는 도전이었던 작업이었다"고 알린 뒤 "(많은 예산이 투입된) 세트는 화려함을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1920년대부터 수많은 항일운동 자체가 상해, 경성 등으로 들어와 작전을 수행하는 형태였으니 영화에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이 많이 들어가니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잠을 잘 못 잔다. 무섭기도 하다"며 "어쩌자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산이 많이 들어가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촬영에 집중하면서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최 감독은 "영화 촬영을 하다 보면 예산 강박에서 벗어난다"며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 돈을 헛되게 쓰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책임감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된 상황을 떠올리며 "독특하게 (당시를 배경으로 한) 여성분들이 앉아 있는 사진을 보는데 서글퍼지기도 하더라"며 "이 사진 속 여성이 암살단의 한 명이라면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 싶어 안옥윤이라는 강인한 여성상을 만들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안옥윤 옆의 다른 두 명의 암살단이 있다. 셋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고 티격태격 한다. 셋을 뽑는 인물이자 어떨 때는 레지스탕스, 어떨 떄는 깡패 같기도 선비 같기도 한 염석진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바탕 이야기를 어지럽힐 수 있는 하와이 피스톨은 낭만적이기도 하고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낭인의 모습으로 그렸다. 스토리보다 캐릭터를 우선시하며 영화를 만들었다"고도 알렸다.
전지현과 이정재는 '도둑들'에 이어 최동훈 감독과 다시 함께 작업했다. 여주인공 안옥윤이 중심에 있는 '암살'의 줄거리를 알리며 전지현은 "여배우로서 여배우가 중심이 되는 소재의 영화를 찾기 힘들다"며 "그것도 최동훈 감독의, 여주인공이 중심인 영화를 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지현은 "너무 훌륭한 것을 보여주시니 감독이 신비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당연히 캐릭터도 너무 좋았다. 늘 기대했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과 작업을 가리켜 전지현은 "제게 있어서는 든든한 백 같은 기회였다"며 "늘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이 대본을 처음 받고 꽤 많이 흥분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훌륭한 배우 분들, 감독님, 스태프들과 고심에 고심을 하며 열심히 찍었다"며 기대를 높였다. 그는 "생각할 여지 없이 너무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배경을 알렸다.
하와이 피스톨 역의 하정우는 감독과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다. 최 감독은 "하정우와는 오다 가다 작품을 한 번 합시다 하고 6개월이 흐르곤 했다"며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인물을 만들고 '이건 정말 하정우와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중 해운대 한 횟집에서 하정우와 은밀히 만났는데 다음 주 기사가 났다"며 "'뭘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출연한다면 목숨 걸고 쓰겠다'고 했다.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 하정우와 처음 같이 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암살' 제안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그는 "제안을 받고 주저 없이 같이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재밌는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암살'은 오는 7월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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