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주민규는 새 감독을 만나서 성장한 것 같습니다."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17라운드 서울 이랜드FC-상주 상무의 빅매치는 많은 볼거리를 앞세워 팬들을 찾았다.
특히 챌린지의 새로운 골잡이로 주목받고 있는 주민규(서울 이랜드FC)와 '국가대표 이병장' 이정협(상주 상무)의 맞대결이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주민규는 중앙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7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정협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낙점을 받아 A대표팀의 일원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부리그 소속 공격수이면서도 희생하며 동료를 돋보이게 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당당히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의 자기 자식 자랑은 빠지지 않았다. 마틴 레니 서울E 감독은 주민규를 타라바이와 함께 투톱으로 내세웠다. 레니 감독은 A대표팀에서의 이정협의 활약상에 대해 "국가대표에도 잘 맞고 기회도 많이 만드는 공격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레니 감독은 애제자 주민규도 충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정협이 좋은 활약을 하는 것은 맞지만, 주민규도 못지않다. 이정협의 두 배 넘는 골을 넣고 있다"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박항서 상주 감독도 "주민규가 새 감독을 만나 성장하고 있다.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챌린지라고 능력이 평가절하되면 안된다"라며 칭찬했다.
물론 박 감독 입장에서도 이정협이 우선이었다. 지난 16일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에 선발로 나서 78분을 소화했던 이정협이기에 피로도를 고려해 이날 교체 멤버로 내세웠다.
박 감독은 "(이)정협이는 대표팀 소집 전에 발목 부상이 있었다. 그 사이에 한상운이 잘하고 있어서 선발에서 제외했다"라고 설명했다.
양 팀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은 두 공격수는 이날 자신의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주민규는 전반 13분 복잡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선제골을 넣었다. 첫 번째 슈팅이 골키퍼에게 맞고 나온 것을 재차 슈팅해 상주 골망을 갈랐다.
후반에는 이정협이 불을 뿜었다. 최현태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정협은 후반 시작 1분 만에 이승기의 동점골에 2대1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놓치지 않고 왼발로 역전골을 넣었다. 이정협 투입으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더욱 몰아친 이정협은 13분 임상협의 추가골에 완벽한 침투 패스로 도움 1개를 추가했다.
분위기가 상주 쪽으로 기울어지던 26분 주민규가 황금 오른발을 보여줬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바로 슈팅해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김근배 골키퍼가 손을 내밀었지만, 볼의 속도가 워낙 빨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주민규는 이정협의 장군에 멍군을 부르며 멀티골로 실력 발휘를 했다.
이후에도 주민규와 이정협의 불꽃 튀는 공격은 계속됐으나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고 상주의 3-2 승리로 끝났다. 승부는 승부고, 빗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2천494명의 축구팬에게는 그야말로 눈이 시원해지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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