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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안타' 홍성흔 "'파이팅'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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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승엽·이대호 같은 대선수 아냐…김인식 감독 가장 기억나"

[김형태기자] 통산 2천안타 금자탑을 세운 홍성흔(두산)은 오랫동안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듯한 표정이었다.

홍성흔은 14일 잠실 NC전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마침내 프로통산 5번째, 오른손 타자로는 처음으로 '2천안타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 1999년 4월30일 대구 삼성전서 첫 안타를 기록한 뒤 16년 1개월 14일, 1천895경기 만에 세운 금자탑. 38세 3개월 17일로 역대 3번째로 어린 나이에 세운 대기록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밤을 맞은 홍성흔은 경기 뒤 잠실구장 기자실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마음 속에 담아뒀던 소감을 밝혔다.

◆홍성흔과 일문일답

-드디어 기록한 2천안타다.

"꼭 홈경기 때 치고 싶었다. 동료들이 잘해줘서 승리까지 했다. 운이 좋은 선수라는 걸 한 번 더 느낀다. 김인식 전 감독님부터 김태형 감독님까지 열심히 도워주셔서 이런 순간이 온 것 같다. 지난 1999년 입단해서 응원해준 두산팬들, 2009-2012년 몸담았던 롯데의 팬에게 감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역시 프로 첫안타다. 고 박동희 선배에게 기록했다."

-지금까지 오래 뛸 수 있었던 비결은.

"파이팅 하나 가지고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걸로 먹고 살았다. 나는 이승엽, 이대호 같은 대선수가 아니다. 그저 선수들과 융합하고 파이팅하는 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이런걸 잃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오른손 타자로는 첫 2천안타 기록이다.

"사실 지난 스프링캠프 때부터 생각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더 잘 안 되더라. 우타자 최초라는 생각에 타석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중심을 잡지 못했다. 그런 내게 매일 타격 지도를 해준 분이 김태형 감독님이다. '안타가 나와야 홈런도 나온다. 스윙이 너무 크다. 상체를 세워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올해 2군 갔다 왔을 때의 심정은.

"과거 김인식 감독님이 나를 2군에 보내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시 불러올릴테니 준비해'라고. 그 말 아니었으면 자포자기했을 수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김태형 감독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2군행을 지시한 뒤 면담서 "꼭 부를테니 좌절하지 말아라. 우리팀에서 네가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조언해줬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홈팬들 앞에서 기록을 세웠는데.

"대구까지 가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홈팬들 앞에서 치고 싶었다. 장원진 코치가 '초구 노리라'고 조언해주신 게 적중한 것 같다."

-김태형 감독을 평한다면.

"선수 때는 친한 동료였고, 감독님 돼서는 엄격하신 편이다. 카리스마 있는 분이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없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투수는.

"역시 류현진(LA 다저스)이다. 내 통산 타율을 까먹은 투수다.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까다로웠다. 시즌 치르면서 17타수 1안타 친 기억도 있다."

-배울 점이 많았던 선수는.

"양준혁 선배다. 내야 땅볼을 치더라도 전력질주 하는 모습, 후배들 다독이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 나도 저렇게 오래 해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2천안타 가운데에는 200홈런도 있는데.

"두산에서는 중장거리 타자였는데 롯데서 김무관 타격코치께 좋은 지도를 받았다. 타격메커니즘을 잘 가르쳐주셨다.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게 된 계기였다. 사실 그 전에는 홈런타자라기보다는 중장거리 스타일이었다."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역시 가족이 가장 생각난다. (딸인) 화리 엄마는 물론 화리도 그간 무척 괴로워했다. 악성 댓글을 다 보면서 나보다 더 힘들어 했다. '할 수 있다'고 응원해준 가족이 가장 큰 힘이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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