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 장면만 좋았을 뿐이에요."
올 시즌 이타적인 플레이로 거듭난 정대세(수원 삼성)는 13일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전반 34분을 골맛을 봤다. 지난 4월 18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멀티골 후 한 달여 만에 리그 3호골을 기록한 것이다.
시즌 초반에는 도움이 훨씬 많았지만, 어느새 골 수도 비슷해졌다. 성남전 골까지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포함해 이번 시즌 8골 9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나름대로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게 여기고 있다.
성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4분 양상민의 프리킥이 성남 골키퍼 박준혁에게 맞고 나온 것을 정대세가 집중력을 갖고 뛰어들어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두고 정대세는 "전반에는 나를 뺀 동료들이 더 잘했다. 나는 시동이 늦게 걸렸다. 골 넣은 것을 빼면 좋은 게 없었다. 후반에 그나마 나았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체력 저하는 서정원 감독도 지적하는 부분이다.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다 보니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선수단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전술적인 핵심인 중앙 미드필더 김은선, 오장은의 부상 이탈이 치명적이다.
산토스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카이오와 민상기가 또 이탈했다. 성남전에서도 이상호와 신세계가 부상으로 교체돼 오는 17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중앙 수비수 조성진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염기훈, 정성룡은 A대표팀, 장현수, 연제민은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차출됐다. 백지훈, 한성규는 컨디션 난조라 총체적 난국에 빠진 수원이다.
정대세도 체력 저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는 "힘든 것이 사실이고 경기도 많았다"라며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팀 사정과 상관없이 정신력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골을 지켜야 할 시간에 실점했다. 이길 경기를 계속 놓친다.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 지난달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전부터 그랬다"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비참할 정도로 인천 이후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고 분석한 정대세는 "서로 볼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왜 나한테 볼이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아무리 기다려도 볼이 오지 않는다. 아마추어처럼 경기했다"라며 수원의 스타일을 살려 담대하게 상대와 맞서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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