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윤석민(29)이 구원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윤석민은 지난 11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KIA가 5-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세이브를 추가한 윤석민은 시즌 12세이브로 손승락(넥센), 윤길현(SK)과 함께 구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14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삼성)이다.
넥센전 3일 연속 마운드에 올라 KIA의 위닝시리즈를 이끈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9일 넥센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7-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볼넷 1개만을 내주며 실점없이 경기를 매조지, 세이브를 따냈다. 10일 경기는 아쉬웠다. 3-2로 앞선 8회초 2사 후 등판해 박병호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은 뒤 9회초에도 점수를 내주며 패전투수가 된 것.
그러나 윤석민은 다음날인 11일 또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투지를 보이며 깔끔하게 리드를 지켜냈다. 전날 패전의 아쉬움을 씻어내며 KIA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이끈 마무리였다. 윤석민의 3일 연투는 올 시즌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윤석민은 논란 속에 팀의 뒷문을 책임지게 됐다. 김기태 감독은 팀이 처한 상황, 윤석민의 몸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많은 비난을 뒤로하고 윤석민을 클로저로 낙점했다. 아직까지 윤석민은 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윤석민은 블론세이브 3개를 범하며 평균자책점도 4.25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윤석민이 뒤에 버티고 있는 것으로 KIA 벤치는 계산이 서는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른 불펜 투수들 역시 윤석민을 믿고 좀 더 편안히 공을 던진다.
또한 윤석민은 23경기에서 29.2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 수. 등판 경기당 평균 1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팀 사정상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윤석민의 높은 팀 공헌도를 설명해준다.
최근 수 년간 KIA 마무리 투수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윤석민의 가치가 잘 나타난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유동훈이 22세이브를 거둔 이후 팀 내 최다 세이브 숫자는 2010년 14개(유동훈), 2011년 7개(유동훈·한기주), 2012년 9개(최향남), 2013년 20개(앤서니), 2014년 20개(어센시오)였다.
윤석민이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20세이브는 쉽게 넘길 수 있을 전망. 그렇다면 2006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19개)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 KIA의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1998년 임창용이 기록한 34세이브다.
윤석민의 가세로 올 시즌 구원왕 경쟁도 치열해졌다. 윤석민이 6월 들어 3세이브를 추가하는 사이 임창용과 손승락은 1세이브를 보태는 데 그쳤다. 윤길현은 아예 지난달 19일 이후 세이브가 없다. 윤석민이 세이브 사냥에 속도를 내면서 여러모로 올 시즌 프로야구가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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