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화가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는 걸까.
시즌 초만 해도 '악몽'이 재현되는 줄 알았지만,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유먼과 탈보트가 연이은 호투로 팀의 선발진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우려의 시선도 컸다. 유먼은 5월까지 11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5이닝 이상 소화하는 능력은 좋았지만, 안타와 볼넷을 많이 내줬다. 유먼은 11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번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적이 없다.
탈보트도 고전의 연속이었다. 개막전 선발로도 나섰던 탈보트는 5월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8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탈보트는 유먼에 비해 적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크게 무너지는 일이 많았다. 7실점 경기만 두 차례였다. 탈보트는 결국 심판의 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한 뒤 2군으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모건이 10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를 기록한 뒤 중도 퇴출당해 한화의 외국인 선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유먼과 탈보트가 나란히 회복세를 알린 것이다.
탈보트가 앞장섰다. 탈보트는 1군 복귀전이었던 5월 21일 문학 SK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 4연승을 거두고 있다.
5월 28일 대전 KIA전에서 6.2이닝 무실점, 6월 3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연승 행진을 이어간 탈보트는 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9이닝 2실점(1자책)으로 첫 완투승을 거뒀다.
2012년 삼성에서 14승을 올릴 때도 거두지 못했던 완투승을 한화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이자 선두팀인 삼성을 상대로 일궈냈다. 올 시즌 한화 투수 중 완투승은 탈보트가 처음이다.
한화는 탈보트의 호투를 앞세워 삼성을 6-2로 제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에 4승 11패로 크게 밀렸으나, 올해는 4승 2패로 오히려 앞서가고 있다. 달라진 한화를 증명하는 성적표다.
한화는 올 시즌 58경기 만에 3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81경기를 치르고서야 30승을 올릴 수 있었으니 격세지감이다.
유먼은 지난 5일 대전 kt전에서 6.2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 106구를 던지면서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허용했을 뿐, 큰 위기 없이 6.2이닝을 책임졌다.
한때 퇴출설이 돌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구원진에 비해 허약한 선발진 때문에 고민이 컸던 한화에 두 외국인 투수의 잇따른 호투는 단비와도 같다.
한화 불펜은 9일 탈보트의 완투승 덕분에 월요일에 이어 이틀 동안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한화가 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조건이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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